2024년 09월 21일(토)

광복절에 '기모노·기미가요' 오페라 방송한 KBS... "미쳤다"는 지적에 서둘러 밝힌 입장


KBS1 '푸치니 오페라 나비 부인'


8월 15일 광복절 새벽 12시, KBS 1TV에서는 기모노·기미가요가 등장하는 오페라 '나비부인'이 방영됐다.


광복절에 틀기에는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쏟아졌고 급기야 시청자 청원 게시판에는 "광복절에 기모노 방송 진짜 미친건가 싶습니다"라는 글이 올라와 1만명 이상의 동의가 이어졌다.


이에 KBS는 입장문을 내고 해당 오페라가 방송된 경위에 대해 조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15일 KBS는 "공연 예술 녹화 중계 프로그램인 'KBS 중계석' 프로그램과 관련해, 시청자분들께 우려와 실망을 끼친 점에 대해서 사과드린다"라고 입장을 냈다.


KBS1 '푸치니 오페라 나비 부인'


이어 "오페라 '나비부인'은 이탈리아 작곡가 푸치니의 작품으로 일본에 주둔한 미국인 장교와 일본인 여자의 비극적 사랑을 그렸는데, 극 중 주인공 남녀의 결혼식 장면에서 미국국가와 일본국가인 기미가요가 연주된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 장면에서 등장인물들은 기모노도 입고 있다.


그러면서 "당초 6월 29일에 공연이 녹화됐고, 7월 말에 방송할 예정이었으나 올림픽 중계로 뒤로 밀리면서 광복절 새벽에 방송하게 됐다"라며 "바뀐 일정을 고려하여 방송 내용에 문제는 없는지, 시의성은 적절한지 정확히 확인·검토하지 못한 제작진의 불찰로 뜻깊은 광복절에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라고 덧붙였다.


논란 터지자 서둘러 입장 밝혀..."시청자분들께 사과"


KBS는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방송 경위를 진상 조사해 합당한 책임을 묻는 등 제작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겠다는 뜻도 전했다.


사진=인사이트


추가 방송이 예정됐던 '나비부인 2부'는 다른 공연 방송으로 대체하겠다고 부연했다.


KBS의 이같은 사과를 두고 시민들은 "상상도 못한 반응이다. 이렇게 사과할 거면서 왜 방송했냐", "방송하는 주체와 사과하는 주체가 다른 거 아니냐", "방송 주도한 사람을 공개하라"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KBS 1TV는 이날 새벽 0시 'KBS 중계석'을 통해 지난 6월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제15회 대한민국 오페라 페스티벌 중 '나비부인' 공연의 녹화본을 방송했다.


'나비부인'은 지난 6월 예술의전당 무대에 올랐던 공연의 녹화방송이다. 나비부인은 19세기 일본 게이샤와 미국 해군 중위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공연이다.


푸치니의 걸작 오페라 중 하나로 꼽히지만, 등장인물들이 대부분 기모노를 입고 등장한다. 또 중간에 '기미가요'까지 연주된다.


KBS 시청자 청원 게시판


방송 이후 KBS 시청자 상담실 홈페이지에는 불이 났다. 시청자 청원 게시판에도 방송을 지적하는 청원이 게재됐다.


한 청원인은 "광복절에 기모노 방송 미친 건가 싶다. 제정신으로 한 편성이 맞는가"라고 글을 올렸다. 이날 오후 1시 30분 기준 1만명이 넘는 시민이 동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