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청라에서 벤츠의 전기차량 배터리가 폭발해 대형 화재가 발생하자 '전기차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정확하게는 '전기차 배터리 공포'다.
국민들의 '전기차 배터리 알 권리' 보장을 위해 현대자동차·기아가 선제적으로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한 가운데, 수입차 기업으로는 최초로 BMW가 이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나섰다.
지난 12일 BMW 코리아는 홈페이지를 통해 자사 전기차에 장착되는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했다. BMW 코리아는 10종의 자사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제조사를 모두 밝혔다.
BMW iX1와 BMW iX3 등 두 모델에는 중국 1위 배터리 회사인 CATL의 배터리가 장착됐다. CATL은 상반기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순위 1위(27.4%, 2위는 LG에너지솔루션 26.5%)의 기업이다. 글로벌 500대 기업에 속하는 세계적인 기업이기도 하다.
10종 중 8종이 삼성 SDI...2종은 전 세계 점유율 1위 기업 CATL
준대형 전기 SUV iX xDrive50과 iX M60, 전기 세단 i4(eDrive40·M50), i5(eDrive40·M60), i7(xDrive60·M70) 등에는 모두 삼성SDI가 배터리가 장착됐다. 10종의 전기차 중 8종에 삼성SDI의 배터리가 탑재돼 있었다.
인천 청라에서 발생한 벤츠 전기차 화재 사건 이후 완성차 회사가 자사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를 홈페이지에 공개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 10일 현대차가 현대차 10종, 제네시스 3종 등 13종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제조사를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그 뒤 기아가 홈페이지를 통해 12종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했다.
하지만 정작 벤츠는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다. 벤츠 전기차 EQE의 경우 화재 초기 CATL 제품이 탑재됐다고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2021년 화재 발생 가능성으로 중국에서 리콜된 바 있는 세계 10위권의 중국산 파라시스의 제품이 탑재된 것으로 뒤늦게 확인돼 논란이 됐다.
완성차 업계의 배터리 제조사 공개는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수입차 업계는 본사와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배터리 정보 공개는 전기차 안전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방안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