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올림픽에서 이틀 연속 태권도 금메달이 나왔다. 세계랭킹 24위로 어렵게 올림픽에 출전한 57kg급 김유진이 세계 1위 랭커까지 차례로 격파하며 정상에 올랐다.
지난 9일(현지시간) 김유진은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태권도 여자 57kg급 결승전에서 세계 랭킹 2위인 이란의 나히드 키야니찬데를 꺾고 금메달을 따냈다.
세계랭킹 24위인 김유진은 16강전과 8강전에서 세계랭킹 5위와 4위 선수를 연이어 꺾었고 준결승에서 세계랭킹 1위 중국의 뤄쭝스를, 결승에서는 세계랭킹 2위인 나히드 키아니찬데까지 이겼다.
하위 랭커인 그가 상위 랭커들을 줄줄이 꺾으며 대이변을 쓴 것이다.
김유진의 파리올림픽 여정은 쉽지 않았다. 김유진은 세계태권도연맹(WT)이 대회 직전인 지난 6월까지 집계한 올림픽 겨루기 랭킹에서 여자 57㎏급 24위다.
반면 지난 8일(한국시간) 남자 58㎏급에서 금메달을 딴 박태준(20·경희대)은 세계 5위다. 9, 10일 출격하는 서건우(20·한국체대)와 이다빈(27·서울특별시청)은 4위다.
김유진을 뺀 나머지 선수들은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었기에 랭킹으로 올림픽 출전권이 주어졌다. WT가 각 체급 랭킹 5위 안에 드는 선수들에게 파리행 티켓을 줬기 때문이다.
자체선발전-대륙 선발전까지 거쳐 파리행 티켓 따낸 김유진
그러나 김유진은 매우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했다. 한국 태권도의 남은 티켓 한 장의 주인공은 대륙별 선발전을 통해 가려야 하는 상황에서 태권도협회는 긴 내부 협의를 통해 여자 57kg급 올림픽 티켓에 도전하기로 했다.
선수를 뽑기 위해 태권도협회는 별도 내부 선발전을 치렀다. 이를 통과한 선수가 김유진이다.
이후 김유진은 지난 3월 중국에서 열린 아시아 선발전에 출전해 4강전에서 줄리맘(캄보디아)을 상대해 완승을 거뒀다. 이에 이 대회 상위 2명에게만 주어지는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그는 지난 6월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체급 선정, 국내 선발전을 거치는 과정이 너무 힘들었다"며 "대륙별 선발전까지 가게 되면서 해내고 돌아와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자체 선발전, 대륙 선발전까지 거치며 누구보다 어렵게 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김유진은 생애 첫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거침없었던 24세 소녀는 한국에 16년 만의 금메달이라는 값진 선물을 안겼다.
김유진의 무대는 이제 시작이다. 롤 모델을 '배구 여제' 김연경이라고 밝힌 그는 "강한 멘털과 특유의 카리스마를 본받고 싶다"고 했다.
롤모델 김연경처럼 세계를 아우르는 태권도 대표 선수가 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