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방수현 이후 28년 만에 한국 배드민턴에 올림픽 단식 금메달을 안긴 안세영(삼성생명)이 불참한 상황에 배드민턴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이 열렸다.
안세영의 작심 발언 이후 배드민턴협회를 향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혼합복식 은메달리스트 김원호가 현재 배드민턴 대표팀 분위기에 대해 입을 열었다.
지난 6일(한국 시간) 오후 프랑스 파리 메종 드 라 시미에 조성된 대한체육회의 코리아하우스에서는 배드민턴 메달리스트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안세영을 제외한 혼합복식 은메달리스트 김원호(삼성생명)와 정나은(화순군청)만 참석했다. 안세영은 현장에 없었지만, 그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김원호 "선수단 분위기, 좋다고는 말할 수 없어"
김원호는 대표팀 분위기에 대한 질문에 "기사가 많이 나오고 있어서 분위기가 좋다고는 말씀드리지 못할 것 같다"라면서 "(기자회견에 나오면서도) 축하받아야 할 자리인데, 우려스러운 마음이 있긴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여기까지 온 게 우리 힘만으로는 아니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해 주시는 분들이 있었던 덕분이었던 것 같다"며 "제가 알지 못하는 부분이 있는 게 아닐까"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또 협회를 향한 안세영의 비판과 관련해서는 "파트가 나뉘어 있어 저희는 그런 것들을 느끼지는 못했던 것 같다"며 안세영의 금메달 획득 이후 특별히 대화를 나눈 것은 없다고 밝혔다.
정나은은 "안세영 관련 질문은 받지 않겠다"라고 선을 그었다.
정나은은 대회 준비 과정에 대해 "저희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협회가) 힘을 써주신 것 같다. 저희는 훈련에만 더 집중 많이 했던 것 같다"며 몸이 좋지 않을 때는 컨디션에 맞춰서 훈련하고, 먹는 것과 수면에 신경 썼다. 올림픽 전 선수촌에서 훈련할 때는 컨디션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라고 답했다.
김원호와 정나은은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합작, 한국 선수로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용대-이효정의 금메달 이후 16년 만에 올림픽 혼합복식 시상대에 섰다.
이로써 김원호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혼합복식 챔피언인 어머니 길영아 삼성생명 감독과 '모자 메달리스트'가 됐다.
그는 "어머니가 어렸을 때 해준 말("네가 길영아의 아들로 사는 게 아니라 (내가) 김원호의 엄마로 살도록 해야 해")을 기억해 줘서 고맙다. 고생 많았고 병역 혜택 축하한다"라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정나은은 "여자복식과 남자복식 등 모든 종목이 어떻게 훈련해 왔는지 옆에서 지켜봐 왔기에 (함께 메달을 따지 못한 것이) 슬프고 아쉽다"며 "이번 올림픽이 끝이 아니니까 대표팀을 많이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 선수들이 스마트하게, 체계적으로 훈련했다고 들었다"며 "다음 올림픽에 나가게 된다면 중국 선수들이 했던 것처럼 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