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속절없이 하락하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패닉 상태에 빠졌다.
5일 코스피는 전날 대비 234.64p(-8.77%) 급락한 2441.33으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지수는 88.08p(11.30%) 내린 691.28에 장을 마감했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오전 11시쯤에는 코스피200 선물지수의 변동으로 5분간 프로그램매도호가의 효력을 정지(사이드카)했다. 발동 시점 당시 코스피200 선물지수는 전일 종가보다 18.65p(5.08%) 하락한 348.05였다.
코스피 시장에선 이날 오후 1시 5분에 5분간 프로그램매도호가의 효력이 정지됐다. 하루 동안 코스피, 코스탁의 사이드카 발동이 이뤄진 것이다.
이날 오후 2시 14분에는 코스피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해 20분간 거래를 중단하기도 했다. 앞서 오후 1시 56분 코스닥지수도 8% 넘게 하락해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코스피와 코스닥 양대 시장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것은 2020년 3월 19일 이후 4년 5개월 만이다. 서킷브레이커는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급등락할 때 시장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주식매매를 일시 정지하는 제도다.
외국인 투자자 1조 4205억원어치 순매도
서킷브레이커로 중단됐던 매매가 재개된 14시 54분경에는 2386.96선까지 떨어지며 10% 이상의 낙폭을 보이기도 했다. 코스피가 2400선을 내준 건 지난해 11월 13일 이후 9개월 만이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단일 종가 기준 하락 폭이다. 역대 증시 사상 하루 만에 200포인트 이상 코스피가 내려 마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팬데믹 쇼크 시기인 2020년 3월 13일과 19일 코스피는 장중 133.56p, 126.50p 하락해 마감했다. 역대 100p 이상 하락한 경우도 이날과 지난 2일 제외하면 총 7번뿐이다.
이날 투매를 주도한 건 외국인 투자자였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 4205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는 2022년 1월 27일(1조 7055억원) 이후 가장 큰 수매도 규모다.
오전 중 한때는 코스피200 선물을 1조 1000억원어치 이상 팔아치우며 지수를 끌어내리기도 했다. 코스피 200 선물 순매도 규모는 오후 중 일부 회복해 장 마감 시점으로 외국인은 2528억원어치의 코스피 200 선물을 매도했다.
시가총액 상위 기업의 주가도 크게 휘청였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기업 중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종목 수는 400곳이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