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복싱에서 성별 논란에 휩싸인 알제리의 이마네 켈리프(Imane Khelif, 26)가 66kg급 준결승에 진출하며 동메달을 확보했다.
이번 파리 올림픽에 참가한 알제리 선수단의 첫 번째 메달이다.
4일(현지 시간) 켈리프는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여자 복싱 66kg급 8강전에서 헝가리의 안나 루카 하모리(Luca Anna Hamori, 23)를 상대로 5-0(29-26 29-27 29-27 29-27 29-27) 판정승을 거뒀다.
올림픽 복싱의 경우 동메달 결정전이 열리지 않아 준결승만 진출해도 최소 동메달을 확보한다.
이에 켈리프는 알제리 최초 올림픽 여자 복싱 메달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준결승에 진출한 켈리프는 오는 7일 태국의 잔자엠 수완나펭(Janjaem Suwannapheng, 23)과 준결승전을 치른다.
한편 알려진 바에 따르면 켈리프는 트랜스젠더는 아니며 성 발달 장애(DSD)를 앓고 있다. 즉, 여성으로 태어났지만, XY 염색체를 가지고 있으며, 남성 호르몬(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다.
이에 켈리프는 이번 대회에서 대만의 여자 복서 린위팅(林郁婷, 28)과 함께 성별 논란에 휩싸였다.
앞서 두 선수는 지난해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여자 복싱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성별 적격성 검사를 통과하지 못해 국제복싱협회(IBA)로부터 실격 처분을 받은 바 있다.
당시 IBA 측은 칼리프와 린위팅이 남성 염색체인 'XY 염색체'를 가지고 있어 검사에서 탈락했다고 밝혔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염색체만으로 성별을 결정할 수 없다"며 켈리프와 린위팅의 여자 복싱 경기 출전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켈리프는 파리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었다.
성별 논란 선수 출전에 반발 이어져
켈리프의 출전에 전 세계 정치권과 선수들의 반발이 이어졌다.
지난 1일 열린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66kg급 16강전에서 그와 맞붙은 이탈리아의 안젤라 카리니(Angela Carini, 25)는 켈리니의 펀치를 맞고 경기 시작 46초 만에 기권패 하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8강전 상대였던 허모리는 이날 경기를 앞두고 SNS에 날씬한 여성이 뿔이 달린 근육질의 괴물과 글러브를 끼고 노려보고 있는 그림을 올렸다. 이는 켈리프를 '뿔난 괴물'로 묘사한 것으로 추측된다.
해리포터 작가 J. K. 롤링은 X(엑스·옛 트위터)에 "미친 짓을 끝내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여성 복서가 부상을 당해야 하나"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X에 "남자는 여자 스포츠에 끼면 안 된다"고 적었다.
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만든 SNS '트루스소셜'에 "여성 스포츠에서 남성을 배제해야 한다"라는 글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