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올림픽에서 또다시 파리 센강 수질이 도마 위에 올랐다. 철인 3종 경기가 우여곡절 끝에 열리긴 했지만 출전 선수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파리 센강에서는 남녀 철인 3종(트라이애슬론) 경기가 펼쳐졌다. 트라이애슬론은 사이클 40km, 마라톤 10km, 수영 1.5km를 겨루는 종목으로 3개 종목 중 수영이 센강에서 진행됐다.
센강은 연이은 강우와 생활 폐수 유입으로 인해 수질이 악화해 이틀 동안 훈련이 취소됐다. 대장균 등 세균 농도가 기준치를 넘은 까닭이다.
세계트라이애슬론연맹이 2006년 정한 경기 적합 기준은 대장균 100ml당 1000개, 장구균 100ml당 400개 미만이다. 이를 넘는 물에서 수영하면 위장염이나 결막염, 외이염, 피부 질환 등이 발생할 수 있다.
파리시는 올림픽을 계기로 센강 정화 사업에 2015년부터 15억 유로(한화 약 2조 2412억원)를 쏟아부었다. 파리 시민의 꿈인 센강 수영을 이루기 위해 하수 처리 시설 등 사업에 역량을 집중했다.
선수들 비판 이어져... "운동선수 경력 망친다"
논란 끝에 경기가 강행됐지만 부작용이 나타났다. 미국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캐나다의 트라이애슬론 선수 타일러 미슬로추크는 레이스 종료 후 10차례나 구토를 했다.
격한 종목이라 종종 선수들이 극도의 피로감을 느껴 구토하는 경우가 있지만 10번이나 구토를 한다는 건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스페인 언론 마르카도 자국 선수 미리암 카시야스의 일침을 전했다. 의사이기도 한 카시야스는 "대회 주최 측이 센강이 무대라는 이미지를 우선했고 선수에 대한 배려가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출전 선수들의 건강을 생각한다면 센강이 아닌 플랜 B가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카시야스는 또 "대회 준비 기간이 8년이나 됐는데 선수들이 서커스의 광대처럼 됐다"며 "지금까지 트라이애슬론에서는 레이스 도중이나 레이스 후 컨디션이 나빠져 몇 개월이나 항생제 투여를 받은 선수가 있다"고 했다.
이어 "그건 운동선수로서 경력은 망치는 사태"라고 꼬집었다.
미국 대표인 세스 라이던은 "화장실에 다녀온 후 손을 씻지 않는 등 대장균에 익숙해지려 하고 있다"며 센강의 수질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이번 경기에서 1시간 47분 53초로 29위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