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을 맞이하지 못한 채 차가운 옥중에서 생을 마감한 독립 운동가들. 그로 인해 그들의 마지막 모습은 옥중의 죄수복 차림으로 우리에게 기억되어 있다.
옥중에서 순국한 독립영웅들에게 빛바랜 죄수복 대신 고운 한복을 입혀드린다면 어떤 느낌일까?
2일 국가보훈부와 빙그레는 올해 제79주년 광복절을 맞아 죄수복을 입은 독립영웅 사진을 컬러로 복원한 뒤 한복을 합성하는 '처음 입는 광복' 캠페인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 캠페인에 포함된 독립운동가는 보훈부 공훈전자사료관 내에서 옥중 순국으로 기록된 독립운동가 중 수의를 입은 사진이 마지막 모습으로 남은 87명이다. 이중 유관순, 안중근, 안창호, 강우규, 신채호 등이 포함된다.
이들 중 대한제국 주독·주불 공사관 참사관을 역임하고 을사조약 체결 이후 중국으로 망명해 항일운동을 벌인 독립운동가 조용하 지사의 복원 전·후의 사진이 크게 달라 눈길을 끈다.조 지사의 수의 사진에는 오른쪽 뺨과 코 부분이 검은 점으로 덮여있는데 "대한 사람으로 왜인 판사 앞에 서는 것이 부끄럽다"는 이유로 얼굴에 먹물을 칠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복원을 통해 조 지사의 얼굴은 먹물자국을 없앤 얼굴 그대로 복원됐다.
시 '청포도'로 잘 알려진 이원록 지사(필명 이육사)는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라는 그의 시 한 구절처럼 푸른빛깔 한복을 입은 모습으로 복원됐다.
이번 캠페인은 온라인 사진전과 다큐멘터리 영상을 중심으로 옥외광고, SNS 콘텐츠, TV 광고, 지면 광고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국민에게 선보인다.
복원 전후 사진과 각 독립운동가의 공적은 공식 홈페이지(처음입는광복.com)에서 찾아볼 수 있다.
캠페인 소개 영상과 주요 독립운동가 후손의 인터뷰가 담긴 다큐멘터리 영상은 보훈부와 빙그레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된다. 복원 사진은 액자에 담겨 후손들에게 전달되고, 보훈부 공훈전자사료관에도 등록될 예정이다.
사진 복원에 쓰인 한복은 한국인 디자이너 최초로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과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에서 초청 패션쇼를 선보인 김혜순 명장이 만들었다. 보훈부는 현재 생존해있는 애국지사 6명을 대상으로도 한복을 맞춤 제작했으며 광복절을 앞두고 전달할 계획이다.
강정애 보훈부 장관은 "풍찬노숙도 마다하지 않으며 나라를 되찾기 위해 헌신하셨던 선열들께 우리 민족의 정신이 깃든 한복을 입혀드리는 캠페인을 추진하게 돼 뜻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