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글로벌 반도체 매출 1위 기업'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다. 1위 자리를 빼앗아갔던 대만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 TSMC를 8분기 만에 제쳤다.

31일 삼성전자는 2분기 매출 74조 683억원, 영업이익 10조 4439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고 최종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23.4%, 영업이익은 무려 1462.3% 늘었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넘어선 것은 2022년 3분기(10조 8520억원) 이후 7분기만이다. 분기 매출은 2분기 연속 70조 원을 돌파했다.

이러한 호실적에는 반도체 사업 담당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DS 부문의 2분기 매출은 28조 5600억원, 영업이익은 6조 4500억원이다.

DS 부문 2분기 매출은 특히 2022년 2분기 이후 8분기 만에 TSMC를 뛰어넘으며 '최고'임을 재입증했다. TSMC의 올해 2분기 매출은 6735억 1천만 대만달러(한화 약 28조 5천억원)였다.

DS부문 상반기 영업이익 8조 3600억...SK하이닉스도 제쳐 

DS부문 상반기 영업이익도 의미가 있다. 영업이익 8조 3600억원으로 경쟁사인 SK하이닉스(8조 3545억 원)를 근소하게 앞섰다.

이 같은 실적에는 메모리가 주요한 역할을 했다. 메모리는 생성형 AI 서버용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 강세에 힘입어 고대역폭메모리(HBM)와 DDR5, 고용량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판매실적이 지난 분기 대비 대폭 호전됐다.

시스템LSI의 경우 주요 고객사 신제품용 시스템온칩·이미지센서 등의 제품 공급 증가 여파로 실적이 개선,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에 성공했다. 파운드리도 AI와 고성능 컴퓨팅(HPC) 분야 고객 수가 약 2배로 증가했다. 5나노 이하 선단 공정 수주가 확대된 덕분이다.

삼성 반도체의 실적 질주는 하반기로 갈수록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메모리의 힘' 덕분이다. AI 붐으로 HBM·DDR5 등 고성능 D램과 eSSD 등 프리미엄 낸드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며 수익성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3분기 양산과 공급을 앞둔 5세대 HBM(HBM3E) 8단과 하반기 선보일 12단이 실적 효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해당 제품은 미국 엔비디아(NVIDIA)의 품질 테스트가 진행 중이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이날 실적 공시 이후 진행된 콘퍼런스콜에서 "(하반기에도) HBM의 경우 CAPA(생산능력) 증설과 함께 HBM3E 판매 비중을 확대할 예정"이라며 "D램에서는 DDR5 기반의 고용량 제품을 기반으로 시장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