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19세 소녀가 파리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거머쥔 유도 선수 허미미에 당당하게 도전장을 내밀어 눈길을 끈다.
이 소녀는 허미미의 2년 터울 동생 허미오(19)다. 3년 전 허미미가 일본에서 한국으로 넘어올 때 함께 했던 인물이다.
지난 3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허미오 역시 언니 허미미처럼 할머니의 유언을 받들어 일본 국적을 포기하고 한국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허미오는 어릴 적 유도를 먼저 시작한 언니를 보고 도복을 입게 됐다고 한다. 이후 일본 와세다대 입학, 경북 체육회 유도팀 입단 등 언니의 과정을 똑같이 밟고 있다.
허미오는 지난해 허미미가 파리 올림픽 출전을 확정 지었던 시점에 일본 국적을 포기했다. 앞으로 가슴에 태극기를 달고 한국 대표로 올림픽 무대를 누비겠다는 각오다.
그는 한국으로 넘어오기 전 2021년 일본 고교 전국대회에서 우승하고 고등학교 랭킹 1위에도 오르며 유망주로 주목받았다.
최근에는 다음 달 경북 문경에서 열릴 2024 아시아 유·청소년 선수권대회를 앞두고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매체에 따르면 허미오는 허미미와 목소리도 매우 비슷하고 서툰 한국어와 해맑은 웃음이 쏙 빼닮았다고 한다. 사진을 보면 외모도 쌍둥이라고 의심할 만큼 닮은 모습이다.
"4년 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겠다"
언니가 은메달을 따내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지켜본 허미오는 "완전 멋있었다. 결승전 마지막에 지도를 받아 조금 아쉬웠지만 2등도 너무 멋있다"고 언니를 향한 존경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언니가 어렸을 때부터 열심히 해 온 것을 아니까 정말 축하한다고 말해주고 싶다"며 "나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각오를 다졌다.
허미오는 4년 뒤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겠다는 당찬 포부도 드러냈다. 그는 "그때까지 세계대회, 한국 대회에서 1등을 많이 해서 마지막에는 올림픽에서 1등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올림픽 출전권은 아쉽게 따내지 못했지만 지난해 8월 국제유도 연맹(IJF) 자그레브 그랑프리에서 동메달을 목에 거는 등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허벅다리가 주특기라는 허미오가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낼 수 있을지 4년 뒤 모습이 기대된다.
한편 허미미·허미오 자매는 일제강점기 당시 항일 격문을 붙이다 옥고를 치른 독립운동가 허석(1857~1920) 선생의 5대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