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승객들의 폭행으로부터 택시 기사를 보호하는 '격벽'설치 사업을 추진한다.

29일 서울시는 서울 법인 및 개인택시 조합에 운전자와 승객의 공간을 물리적으로 분리하는 '보호 격벽' 설치에 관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협조 요청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격벽은 택시 기사와 승객의 직접적인 접촉을 막는 투명 재질의 벽으로, 택시 기사들을 승객들의 폭력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치된다.

서울시가 보낸 공문에는 격벽 설치에 대한 찬성, 반대 여부와 사업 참여 의사 등을 묻는 내용이 담겼다.

서울시, 택시 기사 향한 승객 폭행 사례 급증하자 격벽 사업 재검토 나서

앞서 서울시는 지난 2014년, 2019년, 2021년 총 세 차례 택시 보호 격벽 설치를 지원한 바 있다.

격벽 설치 사업은 승객들의 폭력으로부터 기사들을 보호한다는 큰 장점이 있지만, 많은 기사들이 운전자를 둘러싸고 있는 격벽에 답답함을 느끼고 요금 결제에 불편함을 겪는 등 갖은 문제가 생기면서 순항하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택시 기사를 향한 승객의 폭행 사례가 눈에 띄게 증가하면서 서울시가 격벽 설치 사업을 다시금 검토하게 된 것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운전자 폭행 사고는 지난 2019년 2587건에서 지난해 2947건으로 무려 53%가량 증가했다. 지난 2006년 버스 내 격벽 설치가 의무화 된 것을 고려하면, 피해 운전자 대다수가 택시 운전자임을 유추할 수 있다.

택시 내 설치되는 격벽은 운전 기사들에게 갖은 불편함을 초래하겠지만, 좁은 공간에서 운전자를 보호할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 수단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주취자에 의한 폭언, 폭행이 계속 이어져 택시 기사를 보호하기 위해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며 "현재 도입 여부가 정해진 것은 아니고, 기사들의 수요를 묻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20년 정부와 지자체는 택시 격벽 설치를 지원하도록 하는 여객 자동차 운수 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며 관련 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