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올림픽에 참가한 한국의 유일한 단체 구기 종목인 여자 핸드볼 대표팀이 '첫 승리'를 신고했다.
25일(한국 시간)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핸드볼 조별리그 1차전에서 한국이 독일을 상대로 23-22로 승리했다.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은 A조 유일의 비유럽 팀이다. 또 이번 올림픽에 나선 12개국 중 세계 선수권에서 20위 안에 들지 못한 유일한 팀이다.
하지만 한국은 이날 전반전에 독일에 한 번도 2점 차 이상 리드를 내주지 않았다. 오히려 후반 19분 19초 전지연의 골로 9-8로 앞섰고, 이후 리드를 내주지 않으면서 전반을 11-10으로 마쳤다.
후반 초반 위기가 있었다. 독일의 빠른 공격 전환에 당황한 한국 선수들의 실수가 이어지면서 점수 차가 4점까지 벌어졌다.
35분 27초에 김보은이 2분 퇴장을 당한 것으로 시작해 45분 16초 한국은 골키퍼가 골문을 비운 엠프티 골 상황에 어이없는 패스 미스로 쉽게 골을 내주면 14-18로 끌려갔다.
한국 대표팀 선수들은 다시 집중력을 끌어올렸다. 45분 53초 류은희는 놀라운 점프슛으로 골을 터뜨렸다. 우빛나의 재치 있는 패스를 받은 전지연의 오른쪽 날개 골도 터졌다.
이어 강경민의 노룩 패스를 받은 피봇 강은혜의 6미터 골(48분 16초)이 나왔고, 52분 53초에는 김다영이 과감한 정면 돌파 골로 20-19로 역전에 성공했다.
류은희의 활약, 박세형의 슈퍼세이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두 팀의 시소게임이 이어지던 가운데, 골키퍼 박세형이 슈퍼 세이브를 선보이며 골문을 든든히 지켰다.
경기 종료 1분 14초를 남기면서 박세영의 연속 세이브로 1점 차 우위를 지킨 한국은 강경민이 경기 종료 22초를 남기고 골을 추가해 23-21을 만들었다.
독일은 경기 종료 13초 전 페널티 드로우로 따라붙었지만 여기까지였다.
이날 한국 대표팀의 에이스 류은희가 6골 2도움 1스틸을 기록하며 진가를 발휘했다. 한국 선수들 가운데 유일한 유럽파인 류은희는 한국 선수 최초로 유럽 챔피언스리그 트로피를 들어 올린 바 있다.
이번 파리 올림픽 여자 핸드볼에는 12개국이 출전했다. 6개 팀씩 두 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 4위까지 8강에 오른다.
한국이 속한 A조에는 지난해 세계 선수권 2위 노르웨이, 3위 덴마크, 4위 스웨덴, 6위 독일, 11위 슬로베니아가 속했다. 세계 선수권에서 한국은 22위였다.
한국은 오는 28일 오후 6시 같은 장소에서 슬로베니아와 2차전을 치른다. 독일에 이어 슬로베니아까지 잡아낸다면 1차 목표인 8강을 이룰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