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2일(금)

가격 2500만원 저렴해진 '메이드 인 차이나' 테슬라...한국 전기차 판매 1등 먹었다

테슬라 모델Y


올해 상반기 테슬라가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1만 7380대를 판매했다. 전기차 시장으로 좁혀보면 기아와 현대차보다 더 많은 차량을 판매했다. 


지난 21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등에 따르면 테슬라는 올해 1~6월 1만 7380대를 판매해 2위 기아(1만 6537대)와 3위 현대차(1만 6056대)를 간발의 차로 앞섰다. 


테슬라가 브랜드 기준 전기차 판매량으로 현대차와 기아를 동시에 앞지른 건 지난 2017년 한국 시장에 진출한 후 처음 있는 일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메이드 인 차이나' 전기차의 공습이 시작됐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테슬라 모델Y


지난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테슬라가 한국 시장에서 주력한 모델은 7874만원짜리 미국산 '모델Y 롱레인지'였다. 사륜구동에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사용한 차로 한 번 충전으로 511km 주행이 가능했다. 


그러나 테슬라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국산 '모델Y 후륜구동'을 한국 시장의 주력으로 밀기 시작했다. 


성능은 다소 떨어지지만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사용한 탓에 가격이 더 저렴하다. 현재 판매 가격은 5299만원으로 약 미국산 모델Y 롱레인지에 비해 약 2500만원 정도 저렴하다. 


1회 충전으로 가능한 주행거리는 356km로 줄어들었지만, 국내에서의 판매량은 더욱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중국산 모델Y는 지난해 동기 대비 판매량이 395.5% 폭증하면서 수입차 베스트셀링 모델이 됐다. 


테슬라 모델3


지난 4월 국내에 들어온 중국산 '모델3'도 지난해 2월 5999만원에서 5199만원으로 가격을 800만원가량 낮췄다.  


수입차 시장으로 봤을 때 중국산 테슬라 모델Y는 내연기까지 포함한 전체 판매량에서 BMW의 '5시리즈'와 벤츠의 'E클래스'도 제쳤다. 


브랜드 순위로도 볼보와 렉서스를 제치고 BMW와 벤츠 다음 3위에 올랐다. 


결국 전기차 대중화를 위해서는 가격을 낮춰 '캐즘'(대중화 전 수요 둔화)을 돌파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아 EV3


이에 국산과 수입산 브랜드를 막론하고 3000만원대 전기차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결국 부진한 수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실용적이고 가격에 민감한 '얼리 머저리티' 고객을 잡아야 한다는 전략이 작용된 결과다. 


스텔란티스코리아는 푸조의 소형 전기 해치백 'e208'과 소형 전기 SUV 'e-2008'의 가격을 각각 1310만원, 1400만원 인하했다. 보조금까지 적용하면 최종 구매가는 3000만원 중반대다. 


하반기 중국 지리차의 고급 브랜드 '지커'도 한국 진출을 노리고 있다. 볼보의 소형 전기차 'EX30'과 BMW의 '미니 일렉트릭'도 국내에 진출하면서 한국의 전기차 시장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세계 3위 자동차그룹인 현대차그룹도 전기차 대중화 모델을 잇달아 출시하면서 반등을 노리고 있다. 기아의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 'EV3'가 대표적이다.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


지난달 4일부터 사전 계약을 시작한 EV3는 지난달 26일 기준 계약 물량이 1만대를 돌파했다. 현재는 EV3의 계약 물량이 2만대에 이른다는 말도 나온다. 


지난달 27일 열린 '2024 부산모빌리티쇼'에서 현대차는 경형 전기 SUV인 캐스퍼 일렉트릭을 선보이기도 했다. 캐스퍼 일렉트릭의 가격은 2천만원대로 엔트리급 전기차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으로 업계는 기대한다. 


연말에는 아이오닉 시리즈의 대형 전기 SUV가 예정돼 있고, 수입차들은 테슬라보다 고급스러우면서 고성능인 프리미엄 전기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테슬라가 올해 하반기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현재의 판매량을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