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7일(금)

"여보 아기 잘 봐줘요" 아내 출근 후 화장실에 4시간 동안 갇힌 남성... 문에 남은 치열한 사투의 흔적


보배드림


갓 돌이 지난 딸을 거실에 둔 채 문이 고장 난 화장실에 무려 4시간 동안 갇혀있다 구조된 남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8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오늘 겪은 일... 화장실 갇힘 사고...'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막 돌이 지난 딸을 키우고 있는 30대 아빠라고 밝힌 글쓴이 A씨는 최근 겪은 아찔한 경험을 전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이번 주 제가 아이를 보기로 해서 아내는 출근하고, 딸에게 이유식을 먹였다. 그런데 갑자기 배가 아파서 아이를 거실에 두고 화장실을 가려고 했다. 아이가 울어서 휴대전화로 노래를 틀어주고 안방 화장실에 가서 볼일을 봤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런데 볼일을 마치고 나가려는데 문제가 생겼다. 문이 열리지 않는 것.


A씨는 "처음에는 콧방귀를 뀌었다. 체육 전공에 운동을 열심히 한, 나름 건장한 남성이기에 '이것저것 해 보고 안 되면 그냥 문 부수고 나가야지'하고 정말 아무렇지 않게 생각했다"라고 했다.


집 CCTV 확인한 아내가 돌아와 구출돼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하지만 화장실 문은 좀처럼 열릴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A씨는 안방 화장실이 굉장히 좁고 창문도 없어서 숨을 쉬는 것도 불편했으며, 꼭대기 층이라 밑에 배수로에 "사람이 갇혔다. 경찰에 신고 좀 해달라"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그는 "몇 번 악을 쓰니 땀도 나고 호흡이 가빠오는데, 군대에서 방독면을 쓴 것처럼 산소가 부족해서 어지러웠다"라면서 속으로 계속 패닉이 오면 안 된다고 마인드 컨트롤을 하며 문을 열려고 해봤지만, 문이 휘기만 하고 열리지 않았다고 했다.


거실에서 아기는 계속 우는 상황, 그렇게 4시간이 흘렀다.


이때 구세주가 등장했다. A씨는 "집 CCTV를 자주 확인하던 아내가 아이가 몇 시간 동안 울어도 그냥 놔두는 게 이상해 점심시간에 집으로 왔다"며 "나는 갇혀있었고 아이는 기진맥진한 상태였다. 결국 119 불러서 문 부수고 나왔다"라고 전했다.


보배드림


A씨는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다. 매일 드나드는 화장실이라 '설마 갇히겠어? 갇혀도 뭐 문 부수고 나오지'하는 너무 안일한 생각(을 했다)"며 "다들 조심해라. 꼭 화장실 갈 때는 휴대전화라도 들고 가고 비상 연장을 구비해둬라"라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화장실은 방이나 거실처럼 산소가 많지 않아 호흡도 힘들더라.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 글을 적었다"라고 덧붙였다.


A씨가 함께 공개한 사진 속 화장실 문에는 치열한 사투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큰일 날 뻔하셨다", "글 속에서 긴박감과 처절함이 느껴진다", "CCTV가 있어 다행이다", "아기가 있을 때는 문을 열고 볼일을 보는 게 좋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