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식을 거부하는 원생에게 롤케이크를 나눠줬다가 '우리 아이에게만 간식을 안 줬냐'며 분노한 학부모의 전화를 받게 됐다는 유치원 교사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2일 인기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는 "유치원 반 아이 엄마에게 전화 왔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유치원 교사로 일하는 작성자 A씨는 "오늘 유치원 간식으로 '토마토 떡볶이'가 나왔다"며 "평소 애들 간식과 식사는 부모님들 단톡방에 공지로 올린다"고 설명했다.
이날도 어김없이 학부모 단톡방에 간식에 대한 공지를 올리던 A씨는 "고추장, 고춧가루가 아닌 토마토소스를 이용해 만든 어린이 떡볶이입니다"라며 매운 음식을 잘 먹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케찹으로 만든 떡볶이를 간식으로 제공했음을 밝혔다.
그런데 원생들에게 간식을 나눠주던 중 새빨간 떡볶이의 모습에 '매운 음식'이라고 생각한 한 아이가 간식을 거부하기 시작했다. A씨는 해당 원생에게 '토마토로 만들어서 맵지 않다'는 사실을 여러 차례 설명했고, 주변 아이들 역시 해당 원생에게 '스파게티 맛이다', '하나도 안 맵다'고 이야기했지만 아이는 끝까지 간식 섭취를 거부했다.
결국 자신이 먹으려고 구매한 '롤 케이크'의 절반을 아이에게 나눠줬다는 A씨는 "아이에게 'OO이가 간식 못 먹겠다고 하니 특별히 주는거야. 진짜 안 맵고 맛있는데 너무 아쉽다'고 말하면서 주니 '와 롤케이크다~'라며 잘 먹었다"고 말했다. 이어 "간식을 거부한 원생의 부모가 나중에 '우리 아들만 간식 안 줬다'고 할 수도 있어서 따로 챙겨준 간식의 사진을 찍어 톡으로 공지드렸다"고 덧붙였다.
밤 9시, 간식을 거부한 원생의 학부모가 걸어온 전화
문제는 A씨가 아이들이 하원하고도 한참이 지난 저녁 9시, 간식을 거부한 원생의 학부모로부터 걸려 온 전화를 받으면서 생겨났다. 학부모는 "오늘 아이들 간식으로 떡볶이 나온 게 맞냐. 유치원 간식으로 감히 떡볶이를 내놓으면 어떡하냐. 애들 매운거 먹고 죽으라는거냐 뭐냐"라며 화를 내기 시작했다.
A씨가 제공된 떡볶이는 매운 것이 아니었고 아이에게 이를 설명해도 계속 거부했다는 사실을 재차 설명하자 문제의 학부모는 "그럼 아이에게 설명하고 먹였어야한다. 한 번 말하면 끝이냐"며 불만스러워했다.
뿐만 아니라 문제의 학부모는 "아이가 간식을 거부했다고 굶기냐. OO이가 자기만 간식 안 먹었다고 한다. 쿠키라도 가져다주든가 했어야 하는 거 아니냐"며 따지기 시작했다. '아이에게 따로 롤 케이크를 챙겨줬다'라는 말에는 "그럼 우리 아이가 거짓말했다는 거냐. 책임질 수 있냐"는 말까지 했다.
A씨는 "'아이가 거짓말했다는 게 아니고 떡볶이를 안 먹었다는 의도로 말한 것 같다'고 하니 '보고를 제때제때 해야지 선생님이 일을 못 한다'고 한다"며 "카톡으로 보고 했는데 바쁘셔서 못 보신 거 같다고 하니까 '저한테만 보냈냐. 아이 아빠한테 보낼 생각은 못 하냐'라는데 저번에는 아이 아빠한테 연락하지 말라고 신신당부 하신 분이다"라며 토로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어느 장단에 맞추라는 거냐", "아이 설득해서 끝내 먹였으면 또 안 먹는 거 강요해서 먹였다고 난리 칠 게 뻔하다", "아이 말만 듣고 전화로 따졌는데 오해인 거 알고 아무것도 아닌 거로 꼬투리 잡으며 자존심 부리는 게 보인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분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