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가 국내 3부, 4부 축구 리그인 K3리그, K4리그 팬들을 대상으로 4행시 이벤트를 열었다가 되려 곤욕을 치르고 있다.
지난 15일 K3 K4리그 공식 인스타그램에는 'K3 K4리그 팬이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한 4행시 이벤트!' 게시물이 올라왔다.
15일부터 오는 29일까지 이어지는 이벤트는 'K3K4'로 4행시를 짓는 이벤트다. 공식 인스타그램에 '좋아요'를 누르고 이벤트에 참여하면 추첨을 통해 치킨, 커피 기프티콘 등을 증정한다.
이벤트를 시작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았지만 수많은 축구 팬들이 이벤트에 참여하고 있다. 다만 대표팀 감독 선임과 관련해 후폭풍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좋은 뜻을 가진 4행시보다 비판의 목소리가 담긴 4행시가 더욱 눈에 띈다.
한 누리꾼은 'Klinsmann 황선홍 홍명보 / 3연타로 말아먹은 감독선임 / KFA 몰락 1등 공신 정몽규 / 4선 절대 반대'라는 4행시를 지었다. 이 댓글은 현재 가장 많은 좋아요를 받았다.
지난 2월 16일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역대 최악'이란 평가와 함께 계약 기간 1년도 채우지 못한 채 경질된 이후 약 5개월 동안 제대로 된 대표팀 감독을 선임하지 못했던 점, 이 과정에서 드러난 축구협회의 졸속 행정을 비판하는 내용이다.
특히 내년 1월 4선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는 정몽규 회장의 4선을 반대한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2021년 3연임에 성공한 정 회장은 그해 7월 전력강화위 역할을 '대표팀 관리 목적'에서 '대표팀 운영에 대한 조언 및 자문 목적'으로 변경했다. 사실상 전력강화위의 힘이 빠진 것이다.
지난해 3월에는 승부 조작 연루자 등 비리 축구 인사들을 사면한다는 발표를 했다가 비난 여론이 휘몰아치자 3일 만에 번복하기도 했다.
지난 5월에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집행위원에 당선됐다.
대한체육회 규정상 종목 단체장이 3연임 이상을 하기 위해서는 체육회 산하 스포츠공정위원회 심의를 거쳐야만 도전할 수 있는데, 국제 다네 임원 자리를 가지면 이 심의를 통과할 가능성이 커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4행시 중에는 'KFA야 / 3초만 생각해 봐라 / K리그 감독 빼 오는 게 맞는지 / 40년 된 리그 이따위 대접이냐'와 'KFA야 / 3초만 생각해 봐라 / K리그 감독 빼 오는 게 맞는지 / 40년 된 리그 이따위 대접이냐' 등도 있었다.
한편 감독 선임 과정에서 흘러나온 대한축구협회 내부에서의 잡음, 그리고 팬들의 질타가 이어지자 문화체육관광부가 직접 조사에 나섰다.
문체부는 축구협회의 운영 전반을 들여다보고,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자세히 검토할 계획이다. 축구협회의 자율성을 존중해왔지만 한게에 다다랐다고 보고 칼을 빼는 것이다.
문체부는 조사 결과 등에 따라 감사 등 필요한 조처를 할 수 있다. 축구협회가 올해부터 정부 관계 기관에 포함되면서 문체부의 감사 권한이 강화된 만큼, 실질적인 변화를 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