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는 가운데, 순천향대 천안병원 응급실 운영이 중단됐다. 응급실 운영 중단은 순천향대 천안병원 응급의학과 의료진 8명 중 4명이 최근 병원에 사직서를 낸뒤 예견됐던 일이다.
16일 오전 8시를 기점으로 순천향대 천안병원 응급실 운영은 중단됐다. 의료기관과 119구급대 등이 응급의료정보를 공유하는 정보망에는 이날 오전 6시를 기해 '인력공백으로 인하여 응급실 진료 전면 불가'하다는 메시지가 기록됐다. 이는 119구급대 등에게 순천향대 천안병원 응급실로 응급 환자를 이송하지 말 것을 요청하는 내용이다.
최근 응급실에 재직 중이던 응급의사 8명 중 4명은 병원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8명의 의료진이 24시간, 365일 근무해 왔지만 절반의 의료진이 사직 의사를 밝히면서 정상 운영이 어려워졌다. 병원은 의료진에게 사직 의사 철회를 권유했지만 끝내 설득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진과 병원 측은 그동안 극심한 마찰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순천향대 병원 관계자들이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와 각종 SNS에 올리는 내용에 따르면 응급의학과 '촉탁의'를 뽑는 사안을 두고 의사들과 병원 경영진 간 의견이 갈리면서 갈등이 극에 달했다.
'경영진 vs 의사들' 갈등 폭발...21일까지 중단될 듯
응급의학과에 재직 중이던 관계자가 다른 과 관계자들에게 '호소성' 메일을 보낸 사실도 알려졌다. 내용에는 경영진에 대한 성토가 가득했다. 필수의료인 응급의학과 홀대 문제와 채용 과정 문제 등이 담겨 있었다.
현재 상황으로는 21일 오전 8시까지 응급실 운영 중단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병원 관계자는 "아직까지 사직 처리가 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의료진을 설득하고 있다"며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응급실을 정상 운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전임 응급의학과 교원은 전원 사직 의사를 밝힌 상태로 알려졌다. 사직 의사를 밝히지 않은 계약직 교원만 2명 남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순천향대 천안병원 응급실은 충청권 권역응급의료센터로 지정돼 있다. 정상적으로 응급실 운영이 이뤄지지 않으면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또한 향후 응급의료기관 평가에서 낮은 등급을 받게 될 경우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정이 취소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