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7일(일)

"임원 기본급 깎고 '성과급' 늘린다"...신세계그룹 정용진 회장, '성과주의' 강조


신세계그룹 정용진 회장 / 뉴스1


신세계그룹 정용진 회장 경영 스타일이 완전히 달라졌다. 부회장 시절에는 '안정적인' 경영에 초점을 맞췄다는 세간의 평가를 완전히 뒤집는 판단을 전격적으로 내리고 있다. 인사 시즌이 아닌 때에 계열사 대표를 교체하는 강수를 뒀던 정 회장이 이번에는 '성과주의'를 강조하는 결정을 내려 주목받는다.


지난 10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지난달 새로 임명된 이커머스 계열사(지마켓·SSG닷컴)의 임원들부터 적용되는 신규 임원 보상 체계를 개편했다. 임원 보수의 기본급 비중을 줄이고 성과급 비율을 대폭 늘리기로 한 것이다.


신세계그룹 정용진 회장 / 뉴스1


바뀐 체제하에 따르면 임원 급여에서 성과급이 차지하는 평균 비중은 기존 20%에서 50%로 확대된다. 그룹 자체 조사 결과 국내 주요 대기업의 임원 급여에서 성과급이 차지하는 비중이 50~60%인데 비해 이마트를 비롯한 신세계그룹만 20%에 불과하다는 점이 반영됐다.


임원의 핵심성과지표(KPI)도 직위 중심으로 개편된다. 사장이나 부사장, 전무 등 직위가 아닌 본부장, 대표 등 직책을 우선해 성과를 평가해왔으나 이 같은 시스템에서는 임원이 계열사 대표를 한번 역임하면 다른 계열사나 그룹 컨트롤타워 등으로 이동해 업무를 이어가기 어렵다는 진단에 따른 개편이다.


SSG닷컴 최훈학 신임 대표 / 사진제공=신세계그룹


성과주의 강조하는 신세계..."회장도 예외 없어야" 의견도 


정 회장이 강조한 '성과주의·신상필벌'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안정적인 문화를 강조한 게 오히려 무한경쟁 시대에는 '뒤처짐'의 원인이 됐다는 판단하에 경영진의 동기 부여를 통해 회사 실적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심산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 시스템이 설득력을 얻기 위해서는 정 회장에게도 예외 없이 적용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앞서 정 회장은 이마트의 실적이 크게 악화된 지난해 연봉으로 36억 9900만원을 수령했다. 이는 실적이 좋았던 2019년도 연봉 35억 2600만원보다 높다. 정 회장 스스로가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뉴스1


정 회장은 지난해 11월 경영전략실을 그룹 최고 경영진을 보좌하는 기능 중심의 컨트롤타워로 재편하는 과정에서 "계열사별, 업무영역별로 정밀한 KPI를 수립해 성과를 낸 조직과 임직원에겐 확실한 보상을 뒷받침해 주고 그렇지 못한 경우 반드시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