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차량에서 내릴 때 타인의 시선을 즐기는 '하차감'이 자동차가 아닌 '지하철역'에서 나온다는 한 누리꾼의 주장이 눈길을 끈다.
지난달 2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극강의 하차감은 '자동차'가 아니라 '지하철역'에서 나오죠"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수도권 지하철 3호선 '도곡역'의 사진과 함께 "자동차는 뭐 리스도 있고, 람보르기니 아닌 이상 누가 독일 3사 자동차에서 내리는 걸 쳐다보고 있냐"며 운을 뗐다.
벤츠, BMW, 아우디 등 독일 3사의 차량을 포함한 고가 차량이 국내를 활보하는 일이 많아지면서 고가 차량의 '하차감'이 줄어들게 됐다는 것이다.
그가 언급한 '하차감'이란 수년 전 자동차 커뮤니티에서 등장한 단어로, '고가 차량에서 하차할 때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받으며 느끼는 만족감'을 뜻하는 말이다.
강남, 잠실, 청담, 신사역은 하차감 '제로'
A씨는 "반면 지하철역에서는 다르다. 누군가 '도곡역'에서 내리려고 하면 '우와 저 사람 여기 사는 건가?'하는 생각을 하며 힐끔힐끔 쳐다보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는 "강남 아파트에 사는 친구와 골프 치러 주말마다 도곡역에서 내리고 타는데 그때마다 '이게 하차감이구나'라는 걸 느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A씨는 하차감을 주는 역 또한 정해져 있음을 주장했다. 그는 "강남역과 잠실역은 환승역이기 때문에 하차감이 제로다. 청담, 신사역도 마찬가지"라며 "유동인구가 많은 잠실역은 하차감이 제로지만 실거주민이 타고 내리는 잠실나루역은 하차감이 엄청나다"고 설명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압구정역도 출구가 중요하다. 1번 출구로 나가는 사람들이 찐 압구정 주민들이다", "포르쉐 모는 사람보다 도곡역에서 내리는 사람이 더 멋져 보인다", "무슨 느낌인지 알겠다. 버스 탔을 때도 비싼 아파트에서 내리는 학생보고 부러운 기분이 든 적 있다", "기가 막힌 비유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공감했다.
반면 "실제로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다니 경악스럽다", "그런 사람들은 일단 지하철을 안 탄다", "이젠 하다 하다 지하철역에서 내리는 걸로도 눈치를 봐야 하냐"며 질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