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06일(일)

필리핀 여성 6명에게 소매치기 당한 한국 축구선수...직접 영상 찍으며 추격해 검거


Instagram 'yiyoung_park'


분데스리거 박이영이 필리핀 현지에서 여성 6명에게 소매치기 범죄를 당하고, 범인을 직접 검거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5일 박이영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필리핀 현지에서 소매치기를 당했다는 장문의 사연과 함께 두 여성의 얼굴을 공개했다.


'BGC(보니파시오 글로벌 시티) 소매치기 경보'라는 말로 시작한 글에서 박이영은 "보니파시오에서 길을 걷고 있었다. 6명의 여성이 나를 둘러싼채 조용하게 오랫동안 머물렀다. 3명이 내 앞을 막아 내가 빨리 걷지 못하도록 했고, 다른 이들은 내 뒤에 바짝 붙어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뿔뿔이 흩어졌다. 뭔가 이상하다는 걸 감지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에 박이영이 곧바로 가방을 확인 했지만 지퍼가 열려있었고 지갑은 사라진 상태였다고 한다. 그는 "그들은 저 멀리 달아나고 있었다. 세 그룹으로 흩어져 서로 다른 방향으로 향했다. 나는 그중 한 그룹을 쫓았다. 나는 그들에게 다가가 지갑을 돌려달라고 했다. 그들은 큰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나에게 미쳤냐면서 '우린 당신 지갑을 가져가지 않았다'고 화를 내고, 과대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그들이 지갑을 훔쳤다는 것을 더욱 확신했다. 근처 경비원에게 도움을 청했지만, 경비원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이영이 끝까지 추격해 사람이 별로 없는 곳에 다다르자 여성 중 한 명이 '지갑을 돌려주고 그냥 가자'고 해 겨우 돌려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갑에 있던 현금은 이미 사라진 후였다. 그는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두 경각심을 갖고 조심하길 바란다"며 "이 얼굴을 공유해달라"고 했다.


해당 사건에 대해 필리핀 매체 'GMA 뉴스' 등이 '한국인 축구선수가 필리핀에서 소매치기를 당했다'는 내용을 기사화하기도 했다.


필리핀 길거리 / gettyimagesKorea


박이영이 직접 소매치기를 잡은 것에 대해 용감하다는 반응이 있는 한편 우려의 시선도 있다. 필리핀은 마약과 총기 관련 사건 사고가 빈발한다. 주필리핀 한국대사관은 '필리핀 안전여행 10계명'을 공개하며 관광객에게 신변 안전에 신경 쓸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여기에는 △공공장소 귀중품 소지 자제 △야간 택시 이용 자제 △낯선 현지인이 권하는 음식 섭취 자제 △총을 든 강도나 괴한에게는 지나친 저항 행위 금물 등 내용이 담겼다.


한편 박이영은 2015년 FC 장크트파울리에 입단해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10년 가까이 독일 무대를 누볐고, 현재는 필리핀 풋볼 리그 '카야 FC 일로일로'의 수비수로 활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