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갓 태어난 아이의 혈액형 때문에 갈등을 겪게 된 부부의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친자 검사 하자니 이혼하자는 아내'라는 제목으로 남성 A씨의 사연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사연에 따르면 A씨 부부는 최근 출산했다. 아들이었는데 혈액형이 O형이었다. A씨는 O형이지만 아내는 AB형이기 때문에 A씨는 O형의 아들이 나올 수 없다고 판단했다.
상식적으로 ABO 혈액형에서 혈액형을 결정짓는 유전자는 A, B, O 세 가지다. 혈액형을 결정하는 건 A,B,O 세 가지 중 하나를 각각 부모에게 물려받아 2개를 가지게 된다. 이 두 개의 대립 유전자가 쌍을 이뤄 혈액형이 결정된다.
나올 수 있는 혈액형은 AA형과 AO형, BB형과 BO형, AB형, OO형이다. 이중 AA형과 AO형은 A형으로, BB형과 BO형은 B형으로 부른다. OO형은 O형이다.
A씨가 O형이라면 유전자형이 'OO'인 사람이고, 아내는 AB형이기 때문에 유전자형은 'AB'가 된다. 두 사람에게서 태어난 아이가 가질 수 있는 혈액형은 일반적으로 AO와 BO, 즉 A형과 B형이다. O형은 나올 수 없다.
A씨는 A형과 B형이 아닌 O형의 아들이 태어났다는 이유로 아내에게 '친자 검사'를 하자고 제안했다. 그러자 아내는 "날 뭐로 보느냐. 너무 치욕스럽다. 아이 혈액형이 O형인 거 안 보이냐. 네 아이 맞다"고 말했다.
A씨는 "절대로 O형이 나올 수 없다"며 "이건 아이 바뀐 거 같다 하는데도 말이 안 통한다. 어떻게 해야 하냐"고 토로했다.
AB형인 아내가 외도를 저질렀을 가능성은 희박다. ABO 혈액형에서 AB형은 어떤 배우자를 만나도 일반적으로 O형의 아이가 태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A씨 또한 이를 염두에 두고 혈액형을 잘못 알고 있었거나, 병원에서 아이가 바뀌었을 가능성을 염두하고 친자 검사를 하자고 제안한 듯하다.
다만 극히 드물게 AB형과 O형 사이에서 O형의 자녀가 태어나는 경우도 있다. 시스-AB(cis-AB) 혈액형으로 ABO식 혈액형의 돌연변이로 전남과 일본 북규슈 지역 일부에 분포하는 희귀 혈액형이다.
일반적으로 AB형과 O형이 만나면 A형과 B형이 태어나지만 시스-AB형이 O형과 만날 경우 O형이 나올 수 있다. 시스-AB형은 상식적인 혈액형의 유전법칙을 벗어나 가족 사이 불필요한 오해가 발생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