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1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보겸이 시청역 역주행 사고로 아버지를 잃은 20대 팬을 위해 직접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4일 유튜브 채널 보겸TV에는 '시청역 사고 피해자'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서 보겸은 "최근 동일인에게서 여러 차례 이메일을 받았다"며 "메일에는 '시청역 교통사고로 아빠를 잃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고 했다.
알고 보니 그에게 메일을 보낸 사람은 최근 시청역 역주행 사고로 사망한 피해자의 둘째 아들 A씨였다.
A씨는 이메일을 통해 "7월 1일 오후 9시 55분 일하던 중 아버지에게서 전화가 왔다"고 밝혔다.
이어 "(받았더니) 아버지가 아닌 낯선 목소리가 들리길래 놀라서 누구시냐 물었고, 구급대원이 아빠의 주민번호를 다급하게 물어보곤 심정지 상태라 빨리 와달라고 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A씨는 "가서 사고 상황을 들어보니 시청역에서 70대 남성이 인도를 들이박아 (아버지가) 즉사했다는 내용이었다"며 "아버지 나이 55세에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너무 힘들고 괴로워서 이렇게 메일 보낸다. 아버지는 서울대학교 병원 장례식장에 계시다. 저는 둘째 아들 24세 ○○○라고 한다. 와서 한 번만 안아달라"고 적혀 있었다.
이에 보겸은 직접 서울대병원 홈페이지에 들어가 상주명에 적힌 이름과 빈소 위치가 이메일과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후 A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보겸의 위로에 울먹이던 A씨는 "형 생각이 나서. 형이 가조쿠 챙기는 거 보고 형이 가족이란 생각을 하고 전화를 (했다). 위로를 좀 받고 싶었다"고 말했다.
사실 A씨는 보겸의 오랜 팬이었다.
보겸이 그간 A씨가 자신에게 보낸 메일을 확인한 결과 '나 고등학교 때부터 형 봤어', '나 대학교 들어가요', '군대 가', '군대 갔다 왔는데 형도 복귀해서 좋네', '형 보고 싶다. 한번 안아주세요' 등이 내용이 있었다.
A씨 장례식장에 다녀온 보겸은 "A씨에게 힘내라고 하고 안아주고 왔다"며 "말로만 가조쿠가 아니라 진짜 여러분들의 가족이고 싶다"고 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정말 안타까운 사고다.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한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게 바로 선한 영향력이다. 응원한다" 등의 반응을 내비쳤다.
한편 지난 1일 오후 9시 28분 서울 중구 시청역 7번 출구 인근 교차로에서 68세 운전자가 역주행하다가 인도로 돌진해 9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다. 해당 운전자는 사고 직후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4일 해당 운전자를 상대로 첫 피의자 조사를 했다. 경찰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피의자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조사했고 피의자 및 변호인과 협의해 추후 후속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