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오리지널 예능 콘텐츠의 중국어 자막에서 '김치'를 중국식 매운 채소 절임 '라바이차이'로 오역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런 상황에 온라인에서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의 역사 왜곡 논란이 재조명됐다.
문제가 된 다큐멘터리는 2021년 2월 24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6부작 다큐멘터리 '사무라이의 시대(Age of Samurai: Battle for Japan)'다.
1551년부터 1661년까지, 오다 노부나가부터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거쳐 도쿠가와 이에야스로 이어지는 일본 전국시대를 배경으로 사무라이들의 활약을 보여준다.
감독은 캐나다인 스티븐 스콧이며 캐나다와 미국의 합작으로 만들어졌다.
해당 다큐멘터리는 심각한 수준의 역사 왜곡으로 비난이 이어졌다.
5화에서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임진왜란을 일으킨 이유에 관해 설명할 때 등장한 조선의 모습은 황당하기 그지없다.
임금이 익선관이 아닌 갓을 쓴 선비의 모습으로 등장하는 등 조선의 건물 양식과 복식 등을 제대로 고증하려 노력하지 않은 모습이다.
조선시대 병사의 복장 또한 오히려 일본 병사의 복장과 흡사한 모습이었다.
또한 인터뷰를 하는 역사학자들은 일본이 수백 년 전 조선을 침략했다는 '임나일본부설'을 사실인 양 설명하기도 했다.
특히 곽재우 장군을 설명할 때는 붉은 옷을 입고 전장에 나서 '홍의장군'으로 불린 것에 대해 "곽재우 장군이 처녀의 월경혈로 옷을 물들인 홍의를 입어 적들로부터 공격을 보호받았다는 말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는 민간설화에서 나오는 이야기일 뿐 사실이 아니다.
역사학자들이 민간설화를 마치 사실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충분히 문제가 될 만한 일이다.
다큐멘터리는 조선이 단순히 의병의 게릴라전에 의존해 승리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임진왜란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순신 장군과 조선의 수군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해당 다큐멘터리를 접한 누리꾼들은 "어떻게 역사를 이렇게까지 왜곡한 작품이 버젓이 넷플릭스에 올라와 있을 수가 있나", "최소한 역사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려면 팩트 체크는 해야 하는 것 아니냐", "모욕적인 작품이다" 등의 비난을 쏟아냈다.
한 누리꾼은 "일본이 예전부터 역사 왜곡하고 미화시키느라 다른 나라에 돈 주고 합작 형태로 다큐멘터리 제작을 많이 했다. 제3국에서 객관적인 시선으로 만들어진 것처럼 퍼트리려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넷플릭스는 지난 6월 3일 드라마 '더 에이트 쇼'의 스페인어(라틴아메리카) 자막에서 '동해'를 '일본해'로 오역하는가 하면, 2020년 영화 '사냥의 시간' 등에서 동해를 일본해로, 2021년 시트콤 '내일 지구가 망해버렸으면 좋겠어' 등에서 김치를 '파오차이로' 오역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인 바 있다.
이에 대해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진정한 글로벌 기업이라면 한 나라의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라고 일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