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코리아가 4년 만에 신차 '뉴 르노 그랑 콜레오스' 출시를 앞두고 남성 혐오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초등학생 자녀를 둔 예비 차주가 계약을 취소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일 르노 그랑 콜레오스 차주들이 모인 한 네이버 카페에는 "아들이 '아빠 새로 사려는 차라 X르노야?' 물어봅니다"라는 제목으로 아빠 A씨의 글이 올라왔다.
A씨는 모터쇼에서 공개한 그랑 콜레오스를 본 뒤 사전 계약하고, 아들딸과 아내에게 영상을 보여주며 사전 계약했다고 자랑했다"고 했다.
A씨는 당시에 "아들딸이 '너무너무 멋지다. 빨리 타고 싶다'고 해 뿌듯했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지난달 논란이 된 르노코리아 신차 홍보 영상 속 '손가락 논란'으로 상황이 180도 바뀌었기 때문이다.
A씨는 "일요일(지난달 30일) 오후 아들이 '아빠, 아빠가 새로 사려는 차가 X르노야?'라고 묻길래 '무슨 말이야' 하고 물어봤다"고 했다.
이어 "유튜브에 페미 여성의 손동작이 여러 개 나오고 'X르노'라는 말이 나오더라"라고 설명했다.
'X르노'는 최근 르노코리아 논란 이후 르노와 여성의 신체 부위를 합성한 속어로 논란의 단초가 된 여직원을 즉각 징계하지 않는 르노코리아를 조롱하는 뜻으로 사용되는 비하 표현이다.
이러한 표현은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일파만파로 커지면서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유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새 차 뽑아서 아이들 등교시키면 아이들 친구들이 'X르노 타고 다닌다'고 놀릴 생각을 하니 진짜 화가 난다"며 "사전 계약 건은 취소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는 "사회적 분위기나 르노에 대한 이미지를 생각해보니 이건 아니라는 생각에 글을 올렸다"며 "르노의 실효성 있는 대응을 기대한다"고도 했다.
A씨는 지난달 28일 직접 '61호 사전 계약했어요'라며 당시 받았던 예약 번호를 공개하기도 했다.
다만 해당 카페에서는 A씨의 사전 계약 취소 결정을 두고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한 카페 회원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르노 대처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저도 안녕이다"라며 A씨의 결정에 공감을 표했다
반면 "직장에서 보면 결혼한 젊은 친구들은 아내 눈치 보며 거의 순종하며 사는데 이런 이슈에는 왜 이리 민감한지 의문"이라며 "사회적 이슈에 대한 불만은 이 카페가 아니라 본사에 항의하라"며 날을 세우는 회원도 있었다.
이번 논란은 앞서 르노코리아 사내 유튜브 채널에 신차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뉴 르노 그랑 콜레오스 홍보 영상이 올라오면서 시작됐다.
해당 영상에 등장한 여직원은 '집게손' 모양의 손동작을 수차례 반복해 보여줘 남초 커뮤니티 등에서 공분을 샀다.
해당 손 모양은 지난 2017년 폐쇄된 급진적 페미니즘 커뮤니티 '메갈리아'에서 한국 남성의 신체 부위를 조롱하는 의미에서 로고로 사용된 뒤에 지금까지도 논쟁이 대상이 되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당사자는 "특정 손 모양이 문제가 되는 혐오의 행동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제가 제작한 영상에서 표현한 손 모양이 그런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을 미쳐 인지하지 못했다"며 사과문을 올렸다.
그런데도 논란이 가라앉이 않자 르노코리아 측은 입장문을 내고 "사안 당사자에 대한 조사위원회를 통해 인사, 법무 등 내부 구성원은 물론 필요시 외부 전문가도 포함해 객관적이고 명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할 예정"이라며 "조사 결과에 합당한 후속 조치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