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까치가 자꾸 나 따라와!!!"
경기 과천에서 초등학생 딸아이를 키우고 있다는 50대 여성 A씨는 최근 딸아이의 이 같은 투정을 듣게 됐다.
낯선 사람이 따라온다는 것도, 무서운 개가 달려들었다는 이야기도 아니었기에 A씨는 "까치가 OO이를 좋아해서 그래"라며 딸아이의 말을 가볍게 웃어넘겼다.
이후 마트에 들러 장을 보고 집에 돌아오던 A씨는 자신의 오른쪽 귀에서 갑작스럽게 느껴지는 날카로운 통증을 경험하게 됐다.
고통이 느껴지는 귀에서는 피가 나고 있었고, A씨는 영문도 모른 채 찢어진 귀를 붙잡고 길 한복판에 멈추어 설 수밖에 없었다.
A씨를 공격한 범인은 다름 아닌 '까치'였다. 까치의 공격을 받게 된 A씨는 며칠 전 '까치가 자신을 쫓아온다'며 공포와 분노섞인 투정을 이어가던 딸아이의 모습을 떠올렸다.
최근 과천시 지역 커뮤니티에는 A씨와같이 '까치'의 공격을 받았다는 주민들의 피해 글이 자주 올라오고 있다.
까치의 공격을 받았다는 또 다른 주민 B씨는 "지난번에 정수리 공격을 당했는데 놀러 오신 부모님도 까치에게 정수리가 쪼였다"며 "아이들이 다치지 않도록 적절한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C씨 역시 "아직 공격받은 경험이 없으신 분은 그 피해와 공포를 인지하지 못할 것이다. 남의 얘기가 아니라 우리 자신의 일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하고 방치해선 안된다"고 토로했다.
까치가 사람을 공격하는 이유는 번식기(5~6월)로 예민해진 까치가 사람으로부터 자신의 새끼를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에서 부화한 까치의 새끼는 자신의 힘으로 둥지를 벗어나는 '이소 기간'을 갖게 되는데, 이 때 '길을 지나다니는 행인의 모습'을 본 어미까치가 '자신의 새끼를 해치려는 것'으로 오해해 행인들을 공격한다는 것이다.
예민해진 까치의 공격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그저 어미가 새끼를 키우는 2주 동안 둥지가 있는 곳을 피해 다니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둥지를 하나하나 다 파악할 수 없기에, 정부와 지자체가 발빠르게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편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까치는 환경부령으로 유해야생동물로 지정돼 있으며, 지자체의 허가를 받아 포획 활동에 나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