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세의 일본인 노인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 731부대에서 목격한 끔찍한 인체실험에 대해 폭로했다.
지난 23일(이하 현지 시간) 데일리메일은 731부대 소속이었던 93세 노인 시미즈 히데오에 대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약 80년 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시미즈가 만주의 일본군 731부대에 징집되었을 때는 불과 14살에 불과했다.
731부대에서는 중국인과 한국인, 그리고 러시아인과 영국인, 미국인 등이 산 채로 해부되는 다양한 인체 실험 대상으로 희생되었다.
어린 시미즈는 전쟁이 끝나기 불과 몇 달 전인 1945년 3월 말에 부대에 징집되어 '견습 기술자'로 복무했다. 당시 그는 731부대에서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는지 몰랐다고 한다.
그는 1945년 7월 우연히 부대 내 강당 내부 표본실을 방문했고, 그날의 기억이 여전히 남아 지금도 악몽을 꾼다고 했다.
이 표본실에는 성인 키만 한 항아리가 있었다. 항아리 안에는 포르말린에 담긴 인체 부위가 있었는데 태아를 품은 임산부도 있었다.
시미즈는 "수직으로 잘린 것들이 있어서 장기를 볼 수 있었다"고 증언했다.
이어 "아이들이 있었다. 그중 열 개, 스무 개, 어쩌면 그 이상일 수도 있다. 나는 어리둥절했다. '어떻게 어린아이에게 이런 짓을 할 수 있지?'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처음으로 시신을 본 시미즈는 놀란 마음에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고 한다.
그는 "마루타를 보고 내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고 싶어서 나를 그곳으로 데려간 것 같다. 내가 생각한 건 '그들이 나에게 무엇을 하게 하려고 하지?'라는 생각뿐이었다"고 했다.
그리고 곧 그가 731부대에서 자행되는 인체 실험을 수행하기 위해 그곳에 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시미즈는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투하되고 3일 후에 범죄를 은폐하기 위해 살해된 사람들의 뼈를 묻는 작업에 다시 동원됐다.
이어 8월 소련군이 만주를 침공하자 그는 다른 부대원들과 일본으로 후퇴했다고 한다.
일본으로 돌아온 시미즈는 731부대에서 봤던 것들에 대해 전혀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가 증언을 시작하기 시작한 건 지난 2015년 이후부터다.
전쟁이 끝난 이후 건축가로 일했던 그는 지난 2015년 아내와 함께 전쟁 박물관에 방문했다가 과거에 대한 기억을 떠올렸다고 한다.
이후 그는 손자와 증손자의 얼굴을 보면서 그곳에서 봤던 수많은 희생자의 얼굴을 떠올렸고 다음 세대를 위해 침묵을 깨야 한다고 생각했다.
시미즈가 731부대에 대해 증언하자 일부 일본 우익 민족주의자들은 그가 거짓말을 한다며 비난했다.
이에 대해 시미즈는 아사히 신문과 인터뷰를 하며 "그들은 일본이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어떤 끔찍한 일을 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나에게 뭐라고 말하든 나는 계속해서 진실을 말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미래 세대가 진실을 배울 기회를 잃게 될 것이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