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 베트남 출장 다녀올게"
엄마는 딸의 이 말이 마지막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22일 세계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베트남 하노이의 한 호텔에서 한국인 20대 남성에게 살해당한 한국인 30대 여성 A씨의 어머니는 경찰로부터 딸이 사망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A씨의 어머니는 "딸이 베트남 현지에서 사망했으니 확인이 필요하다"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며칠 전 A씨가 회사에서 출장을 간다고 연락해 왔기에 A씨의 어머니는 처음에는 이 전화가 보이스피싱일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보이스피싱으로 의심되는 수상한 연락을 받았다. 확인을 해달라"라고 112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이 확인해 본 결과 베트남 주재 한국 경찰관이 A씨 어머니에게 실제 연락을 한 것이었다.
앞서 지난달 30일 오후 1시께 베트남 공안은 하노이의 한 호텔에서 한국인 남성 이 모 씨(24)를 살인 혐의로 체포했다.
이씨는 A씨가 성관계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말다툼 끝에 목을 조르고 베개로 질식시켜 숨지게 했다.
범행 직후 이씨는 나체 상태로 객실에서 뛰쳐나와 호텔 65층으로 올라가 극단적 선택을 하려 했으나, 경비원에게 붙잡혀 공안에 인계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경찰은 이씨를 상대로 범행 동기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하고 있으며, 이씨가 나체로 호텔을 활보한 것과 검거 당시 횡설수설한 점 등으로 미뤄 마약 투약 여부도 확인하고 있다.
현지 수사당국은 피해 여성 A씨가 베트남에 입국한 경위에 대해서는 먼저 베트남에 입국했던 이씨가 어떤 연유로 구금되어 풀려나기 위해서는 신원 보증이 필요했고, 이에 이씨가 연인 관계였던 A씨에게 베트남 입국을 종용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당초 현지 매체는 이씨가 44세 남성이라고 잘못 보도한 바 있으나, 검거된 이씨는 24세로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게이머 출신이며, 한때 유망주로 꼽히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을 맡고 있는 외교부는 이씨의 송환 여부 등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외교부는 이씨의 송환 여부를 두고 베트남 현지 수사당국과 조율하고 있으나 마약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송환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