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분사를 추진하고 있다. 다만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분사'를 추진 중이다. 엔씨소프트는 분사를 통해 본사 인원을 올해 말까지 4000명대 중반으로 줄여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병무 엔씨 공동대표는 지난달 진행된 1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고정비성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권고사직을 단행할 것이고 여러 기능을 분사해 본사 인원을 올해 말까지 4000명대 중반으로 줄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사업보고서 기준 엔씨소프트의 전체 직원 수는 5023명이다.
분사는 특정 사업 부문을 떼어내 별도의 독립회사를 만드는 것이다. 보통 조직을 가볍게 하고 수익성이 적은 사업과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기 위해 이뤄진다.
다만 엔씨소프트의 분사 배경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엔씨소프트 역시 "경영 및 비용 효율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해당 사안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는 입장이다.
회사의 이러한 결정에 대해 엔씨 노조 '우주정복'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신설 법인으로 전환 배치되면 근로계약이 변경되고 노동조합 승계가 불투명해 정리해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우주정복은 지난 5일 입장문을 내고 "고용불안 위기감 조장을 중단하고 일방적인 분사 계획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엔씨가 위기 상황에 처한 것은 리더십 부재로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어내지 못했기 때문인데, 사측은 직원들을 '단순 소모품'과 '비용 절감 요소'로만 취급하고, 경영진은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효율화, 투명화 그리고 책임감을 높인다면 기존에 있던 업무를 없애고 알아서 업무를 찾아내라는 지시 사항은 해고 목적으로 하는 분사가 아닌지 의심된다"고 덧붙였다.
엔씨소프트는 주력 상품인 '리니지' 지식재산(IP)의 경쟁력이 약화하면서 실적이 악화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엔씨소프트의 매출은 1조 7798억원, 영업이익 1373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1%, 75% 감소했다. 매출은 5년, 영업이익은 11년 만에 최저치다.
신작 게임 '배틀크러쉬', '호연' 등이 연내 출시할 예정이지만 대형 신작은 내년에야 공개될 것으로 보여 실적 개선이 요원한 상황.
이에 업계 일각에선 당분간 엔씨가 강도 높은 비용 절감에 돌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