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칸방에서 어머니를 모시고 살며 배달 대행 아르바이트를 하던 22살 청년이 불법 유턴을 하는 택시에 치여 숨졌다.
청년은 기초생활수급자인 어머니와 구직 중인 4살 위 형을 대신해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던 가장이었다.
지난 17일 JTBC '뉴스룸'의 보도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 5월 23일 밤 강원도 춘천시의 한 도로에서 발생했다.
공개된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도로를 달리던 택시가 속도를 줄이는가 싶더니 갑자기 중앙선을 넘어 불법 유턴을 시도했다.
이 사이 해당 차선을 통해 운행 중이던 오토바이가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택시 조수석 문을 들이받았다.
오토바이 운전자는 그대로 부딪쳐 쓰러졌다. 22살 배달 노동자 최 모 씨였다.
최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나흘 만에 결국 숨졌다.
그는 사고 당시 한 건에 3,500원 하는 배달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이었다.
A씨는 기초생활수급자인 어머니와 구직 중인 형을 대신해 배달 대행으로 돈을 벌며 실질적인 가장 역할을 하고 있었다.
단칸방에서 세 식구가 살았다. 어머니는 침대에서, 형제는 바닥에서 잤다.
8살 때 부모가 이혼한 뒤 최씨는 형과 함께 친척 집과 보육원을 전전하다 어렵게 어머니와 함께 살게 됐다.
먹고살기 힘들었지만 그래도 셋이 사는 순간은 귀하고 귀했다.
어머니를 잘 모시고 싶다는 생각에 A씨는 성인이 되자마자 돈을 벌어야 했다.
최씨의 형은 "(동생은) '내가 공부를 하면 오히려 짐이다'라고 생각했다. '나는 빨리 성공해서 엄마 집을 사주고 싶다'라고 말해왔다"라고 전해 안타까움을 안겼다.
군대에 다녀온 최씨는 지난해 작은 회사에 취업했지만 월급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고, 지난 2월 말 어쩔 수 없이 일을 그만둬야 했다.
최근 다른 직장을 구한 최씨는 첫 출근을 앞두고 단칸방 월세를 낼 돈을 벌기 위해 배달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가 3달 만에 숨졌다.
최씨의 형은 "(택시 기사가) 정말 죄송하다고 이렇게 빌면, 저희가 조그은 마음이 흔들릴 수도 있었을 텐데"라고 토로했다.
어머니에게 집 한 채를 사드리겠다는 꿈을 안고 일을 하러 간 청년은 이제 영영 돌아올 수 없게 됐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유족이 사과라도 받고 싶어 하는 현실이 마음 아프다", "너무 안타깝다", "불법유턴 단속 좀 해달라", "가족분들 힘내시길"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