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인스타 '끊은' 신세계 정용진...회장 취임 뒤 100일간 뒤에서 '이런 일' 하고 있었다

인스타그램


국내 재계순위 TOP30 기업 오너 중 가장 활발하게 SNS 소통을 해왔던 인물이 있다.


그는 이른바 '어그로'가 많이 끌리는 인물이었다. 뉴스 기사보다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와 각종 SNS에 더 많이 노출됐다. 부정적으로 소비되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다. '부회장→회장' 승진 뒤 환골탈태한 모습을 보여주며 그룹의 위기를 '기회'로 바꿔놓고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 인물은 바로 내일(15일)이면 회장 취임 100일을 맞는 신세계그룹 정용진 회장이다.


효성그룹 조석래 명예회장 장례식장에서의 정용진 회장 / 뉴스1


오는 15일 신세계그룹 정용진 회장은 '회장직' 취임 100일을 맞는다. 그가 취임한 뒤 그룹의 조직과 분위기는 싹 바뀌었다고 한다.


회장 취임 뒤 말은 쉽지만 실제로 실행하기는 어렵다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기업의 업무를 효율적으로 변모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정 회장이 직접 자리하는 곳만 봐도 완전히 달라졌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회장 취임 후 공식석상에 얼굴을 내민 경우는 딱 3차례다. 3월 20일 상공의 날 기념식, 4월 1일 고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 빈소, 5월 23일 중소기업인대회 등이다.


상공의날 당시 정용진 회장 / YouTube 'KTV 국민방송'


개인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자리에 자주 등장하던 성향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계열사 사업장' 방문 등도 자제하고 있다. 오너의 사업장 방문이 일각에서는 퍼포먼스로 여겨지는 부분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회장은 사업장 방문보다는 계열사 대표들을 수시로 만나고 소통하면서 직접 경영 현안을 챙기는 것으로 알려진다. 격의 없이 소통하면서 신세계그룹 경영 전반을 다루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경영에 몰두하기 때문일까. 과거 자주 갔던 골프장은 회장 취임 후 한번도 가지 않고 SNS 헤비 업로더 기질도 모두 던졌다. 사실상 활동 중단 상태다. 부정적 피드백이 쏟아지던 게시물도 삭제했다.


중소기업인대회 날 당시 정용진 회장 모습 / 뉴스1


이 같은 정 회장의 경영 집중은 곳곳에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그가 이끄는 신세계그룹 계열사들이 전반적으로 실적 반등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이마트의 1분기 영업이익(연결 기준)은 47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245% 증가했다. 주요 계열사인 스타벅스(SCK컴퍼니) 역시 60% 증가한 327억원의 이익을 냈다.


스타필드 운영사인 신세계프라퍼티의 영업이익은 무려 321% 증가한 122억원이었다. 조선호텔앤리조트도 날아올랐다. 전년보다 35% 증가한 5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정 회장은 여기서 안주하지 않고 보다 더 성과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지난 3월, 재무 악화에 빠진 신세계건설 대표를 전격 경질하는 것으로 사인을 줬다. 아무리 계열사 성과가 좋지 않더라도 정기 인사때 대표를 교체하던 관행을 깨고 시기와 상관없이 임원들에 대한 수시 인사를 예고한 것이다.


뉴스1


철저한 성과 중심으로 즉시 인사 조처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되는데, 이 과정에서 정량적 지표를 강화한 새로운 핵심성과지표(KPI)를 적용하는 등 느슨했던 분위기를 다시 잡고 있다.


스타트가 좋은 상황이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이마트 등 계열사들의 주가 회복도 나타날 필요가 있다.


이마트 주가는 2018년 30만원을 넘나들었지만 최근에는 6만원도 되지 않는 수준(5만 8500원)으로 형성되고 있다. 호실적이 아직까지는 주가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취임 100일을 맞는 정 회장이 앞으로 과감하고 신선한 결단을 통해 그룹을 이끈다면 반등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