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국민소주 진로하면 딱 떠오르는 마스코트 '두꺼비'...원래는 '이 동물'이었다

YouTube 'HITEJINRO'


주류 시장이 크게 바뀌고 있다. 타깃은 MZ세대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외식과 유흥 문화, 주류 소비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 


여기에 발 빠르게 대처한 업체는 역시 '하이트진로'다. 뉴트로 트렌드를 활용해 젊고 트렌디한 현대적 감각으로 소주를 재해석했다. 


'진로이즈백'이란 카피가 등장했고, 진로의 상징이었던 두꺼비는 MZ세대의 관점에서 재해석돼 귀염뽀짝한 캐릭터로 큰 사랑을 받았다. 두꺼비의 세계관은 여기서 더욱 확장해 2020년 '두껍상회'의 등장으로 이어졌다. 


그런데, 주당을 자처하는 사람들조차 잘 모르는 것이 있다. 본래 하이트진로의 마스코트는 두꺼비가 아니라 '원숭이'였다는 사실이다. 


100년 전 태어난 '진로'...처음은 두꺼비가 아니라 원숭이였다


원숭이 캐릭터가 그려진 1924~1950년 진로 / 하이트진로


올해로 100주년을 맞이한 '진로'의 모태는 1924년 평양 용강군 진지면에 설립된 진천양조회사다. 


'진로'란 이름은 생산지 '진지'에서 딴 진(眞)과, 소주를 증류할 때 술이 이슬처럼 맺히는 데서 착안한 '로'(露, 이슬)에서 착안했다. 


장학엽 진로 창업자는 도산 안창호 선생이 "조선 독립을 위해서는 젊은이들의 실력을 양성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했고, 학교를 세우기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소주를 만들기로 결심한다. 


그러면서 소주병에는 지금의 두꺼비가 아닌 원숭이를 새겨 넣었다. 당시 평양 지역에서 원숭이가 '영민하고 복을 주는 동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1955년 두꺼비가 그려진 진로 / 하이트진로


원숭이가 두꺼비로 바뀌게 된 건 6·25전쟁 이후다. 전쟁이 발발하자 장사 밑천을 다 두고 부산으로 피난을 가게 된 장 창업자는 휴전 이후인 1954년 서울로 올라와 신길동에 '서광주조'를 세우게 된다. 


이때 트레이드마크였던 원숭이를 바꾸기로 결심한다. 


북한과 달리 남한에서는 원숭이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사전을 찾아가며 복을 가져다준다는 두꺼비를 발견하고, 새로운 캐릭터로 만들게 됐다. 


이렇게 지금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진로의 두꺼비가 탄생했다. 


위기를 기회로...소주의 시대를 열다


진로, 참이슬의 패키지 변화 / 하이트진로


서광주조에서 만든 진로가 순풍을 타고 있었으나, 1965년 박정희 전 대통령 시기 위기가 찾아온다. 쌀을 원료로 술을 빚지 말라는 내용의 '순곡주 금지령'이 내려진 것이다.


다만 서광주조는 이 위기를 기회로 만다. 서민의 대표 술이었던 막걸리의 생산이 중단된 틈을 노려 고구마를 주원료로 한 주정에 물을 섞은 희석식 소주로 진로를 탈바꿈한 것. 


자연스럽게 소주가 막걸리를 대체하게 됐고, 서서히 국민 술로 거듭나게 됐다. 


이후 1977년 시도별로 업체 한 곳만 소주를 생산할 수 있게 하는 자도주 보호법이 시작됐다. 이 영향으로 각 지역을 대표하는 브랜드들이 탄생하기 시작했다. 진로는 서울을 대표하게 됐고, 바야흐로 소주의 시대가 열렸다. 


YouTube 'HITEJINRO'


두꺼비를 활용한 마케팅도 이때부터 이뤄졌다. 진로의 얼굴이 된 두꺼비는 1959년 CM송으로 등장했다. 


'야야야 야야야 차차차~'로 시작되는 진로 CM송 '진로 파라다이스'는 라디오와 TV를 통해 알려지면 전국적으로 히트를 기록했다. 


일반 소비자가 안쪽에 두꺼비가 그려진 병뚜껑을 가져오면 재봉틀과 금두꺼비를 경품으로 주는 이벤트로 열었다. 당시 재봉틀과 금두꺼비는 매우 귀한 경품이었기에 소비자들의 반응은 열광적이었다. 


여기에 진로 판촉원들이 직접 진로를 사 마시면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 결과 1970년 소주 시장 1위였던 삼학 소주를 밀어내고 1위를 차지하게 됐다. 


뉴트로 열풍과 함께 돌아온 두꺼비..."진로이즈백'


사진=인사이트


하이트진로는 1988년 '참이슬'을 내놓으면서 오랜 시간 서민의 술자리를 책임져 왔다. 그러면서 진로는 점점 추억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다시 진로가 등장한 건 '뉴트로 열풍'이 일면서다. 하이트진로는 진로의 정통성을 지키면서도 소비자층을 확대하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고, 병 모양과 색깔, 라벨 사이즈 등을 모두 현대 버전으로 리뉴얼했다. 


또 진로를 상징하던 두꺼비에 스토리와 콘텐츠를 심어 MZ세대에게 친근한 캐릭터로 만들었다. 


이 마케팅은 MZ세대를 제대로 저격했다. 진로이즈백은 출시 72일 만에 1000만 병이 팔리는 쾌거를 거뒀다. 출시 당시 목표한 연간 판매량을 두 달 만에 달성하는 성과를 얻었다. 


사진=인사이트


국민들과 희로애락을 함께한 진로는 더 높은 도약을 위해 연구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소주 신제품인 '진로 골드'와 증류주 신제품인 '일품진로 오크25'로 점유율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일품진로, 일품진로 오크25, 일품진로 오크43, 진로 1924 헤리티지, 일품진로 고연산 등 증류주 제품군을 구축하는 한편, 글로벌 주류 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내년 완공 목표로 베트남에 소주 공장을 건립하기 시작했다. 


원숭이에서 두꺼비로, 진로에서 진로이즈백으로 변화를 거듭하며 국민 소주로 자리매김한 하이트진로가 글로벌 시장에서 어떤 변화로 시너지를 낼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