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엘리베이터 문을 발로 차 고장을 낸 입주민이 주민들에게 장문의 '사과문'을 작성했지만 이를 본 주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12일 자동차 전문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본인이 사는 아파트 엘리베이터 본인이 파손 후"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최근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발로 차 파손시킨 사람이 3일 만에 옆라인으로 이동하는 옥상 문에 사과문을 붙여놨다"며 문제의 주민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과문'을 공개했다.
현재 해당 아파트 엘리베이터에는 "입주민께서 승강기 탑승 후 사용 중에 승강기 도어를 발로 차는 행동을 해 '도어 프레임 및 카도어벤 파손'으로 엘리베이터를 5일간 사용할 수 없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붙어있는 상태이다.
엘리베이터를 고장 낸 입주민 A씨는 "우선 저로 인해 불편을 드려서 죄송합니다. 하지만 그날 일어난 일을 얘기하자면 저도 억울한 입장이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저희 아이가 1층에 내려가 있어 급한 마음에 아이를 찾으러 맨발로 엘베를 탔다"며 "그런데 엘베문이 오랫동안 닫히지 않았고 급한 마음에 순간 화가 나 문을 발로 찼다"고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그런데 문이 닫히고 잘 작동하는 듯 싶던 엘리베이터는 중간층에 멈추어 선 채로 움직임을 멈췄다.
A씨는 "호출 버튼을 누르고 기다렸지만, 현장에 아무도 오지 않아 무서운 마음에 '문을 열어달라'며 몇 차례 발길질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그런데 평소 303동 엘베는 잔고장 그동안 많이 난 엘베였고 그날 엘베가 고장 난 타이밍에 발로 찬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자신의 발길질은 분명 잘못된 것이 맞지만, 해당 엘리베이터는 이전부터 고장이 잦았고 하필 엘리베이터가 고장 나려던 타이밍에 자신이 발길질을 한 것 같다는 게 A씨의 입장이다.
그는 "관리실에서는 제가 엘베를 찼다고 수리 비용 780만 원을 내라고 통보했다"며 토로했다.
또 "평소에도 잔고장이 많았던 엘베인데 제가 발로 몇 번 찼다는 이유로 수리 비용 전부를 부담해야 한다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관리실이 모든 책임을 '덤탱이' 씌우는 상황"이라며 억울해했다.
A씨의 사과문이 붙은 벽면에는 "엘리베이터 문 발로 차신 분 보세요", "다른 입주민은 780만 원 이상의 고통을 받고 계신다" 등 A씨의 사과문을 본 다른 입주민들의 항의 글이 함께 붙어있는 모습이다.
사과문이라고 작성해 붙였지만,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는 입주민들에 대한 사과와 반성의 태도는 없고, 자신의 '억울함'만을 토하고 있는 A씨의 글에 분노를 느낀 것이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아이가 혼자 1층 갔다는 게 이해가 안 되는데 설마 저기서 말하는 '아이'가 '개'냐", "780만 원이 아니라 천만 원 꽉 채워서 받아야 한다", "29층짜리 아파트라는데 고층 사는 사람들은 진짜 열받겠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A씨를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