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하게 맑게 자신 있게"를 외치던 소녀시대 윤아의 모습을 기억하는가.
요즘에는 학칙이 많이 완화됐지만 90년대생들이 학생이던 때는 매우 엄격했다. 여학생들은 그 흔한 니베아 빨간색 립밤만 발라도 바로 압수되던 시절이다.
물론 학교마다 달랐지만 그 시절 화장이 허용되던 학교는 매우 드물었다.
이때 여학생들의 작은 '일탈'이 되었던 제품이 바로 '클린앤클리어'의 훼어니스 로션이다. 그 시절 여학생들은 화장하지 않아도 얼굴이 환해지는 이 로션을 정말 사랑했다.
이른바 '훈녀 생정템'으로 불리며 딸 있는 집에는 무조건 하나씩 있을 정도였다고. 10대들은 클린앤클리어를 '클클'으로 부르기도 했다.
클린앤클리어는 미국의 제약회사인 '존슨앤드존슨'사가 선보인 화장품 브랜드다. 지난 1995년 한국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클린앤클리어 제품은 나오자마자 큰 인기를 끌었고 10대들 사이에서 훼어니스로션은 말 그대로 '붐'이 일었다. 외모에 관심이 많은 시기에 피부를 깨끗하고 밝게 가꿔준다는 점이 이목을 집중시켰기 때문이다.
특히 기초 제품인 '로션'이지만 바르면 즉각 하얘지는 톤업 효과가 있어 많은 학생들이 기초 베이스 화장품 대신 훼어니스로션을 사용했다.
학칙 때문에 BB크림이나 파운데이션을 바를 수 없었던 10대들에게 이만한 제품이 없었다. 혹여 하얀 얼굴 때문에 선생님에게 걸리더라도 '로션'이라는 핑계를 댈 수 있었다.
또 당대 최고 인기였던 소녀시대 윤아가 등장하는 광고로도 인기를 끌었다. 9n년생이라면 모두가 기억할 "깨끗하게, 맑게, 자신 있게~"라는 유행어가 탄생하기도 했다.
그러나 클린앤클리어의 전성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2000년대 초반 거리 곳곳에 다양한 로드숍들이 대거 등장했기 때문이다.
미샤, 토니모리, 더페이스샵, 아리따움, 이니스프리, 에뛰드 등 나열하기도 힘들 정도다. 당시 로드숍들은 10대 들을 겨냥해 저렴한 BB크림, CC크림, 파운데이션, 톤업 선크림을 우후죽순 출시했다.
이에 10대들은 커버력이 높고 거리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로드숍 제품으로 눈을 돌렸고 클린앤클리어는 밀릴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서서히 한국에서 모습을 감췄고 2018년 완전히 단종됐다.
그러나 그 시절 여학생이던 현재 20~30대들은 여전히 '클클'에 대한 사랑을 이어가고 있다. 온라인 해외 직구로 물건을 구하는 이들도 있다.
선생님 눈을 피해 쌩얼을 연출하던 여학생들이 이제는 남자친구의 눈을 피해 쌩얼인 척할 때 이만한 제품이 없다고 한다.
쌩얼인 척 화사한 피부를 연출함과 동시에 추억을 회상하고 싶은 9n년생 여성이라면 온라인 쇼핑으로 직구 해보는 것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