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6일(화)

선생님께 안 혼나고 예뻐 보이고 싶어 9n년대 여학생들은 다 썼다는 '훈녀템' 클린앤클리어

클린앤클리어 광고 캡처


"깨끗하게 맑게 자신 있게"를 외치던 소녀시대 윤아의 모습을 기억하는가.


요즘에는 학칙이 많이 완화됐지만 90년대생들이 학생이던 때는 매우 엄격했다. 여학생들은 그 흔한 니베아 빨간색 립밤만 발라도 바로 압수되던 시절이다.


물론 학교마다 달랐지만 그 시절 화장이 허용되던 학교는 매우 드물었다. 


이때 여학생들의 작은 '일탈'이 되었던 제품이 바로 '클린앤클리어'의 훼어니스 로션이다. 그 시절 여학생들은 화장하지 않아도 얼굴이 환해지는 이 로션을 정말 사랑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YouTube '사내뷰공업 beautyfool'


이른바 '훈녀 생정템'으로 불리며 딸 있는 집에는 무조건 하나씩 있을 정도였다고. 10대들은 클린앤클리어를 '클클'으로 부르기도 했다. 


클린앤클리어는 미국의 제약회사인 '존슨앤드존슨'사가 선보인 화장품 브랜드다. 지난 1995년 한국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클린앤클리어 제품은 나오자마자 큰 인기를 끌었고 10대들 사이에서 훼어니스로션은 말 그대로 '붐'이 일었다. 외모에 관심이 많은 시기에 피부를 깨끗하고 밝게 가꿔준다는 점이 이목을 집중시켰기 때문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KBS2 '후아유 - 학교 2015'


특히 기초 제품인 '로션'이지만 바르면 즉각 하얘지는 톤업 효과가 있어 많은 학생들이 기초 베이스 화장품 대신 훼어니스로션을 사용했다. 


학칙 때문에 BB크림이나 파운데이션을 바를 수 없었던 10대들에게 이만한 제품이 없었다. 혹여 하얀 얼굴 때문에 선생님에게 걸리더라도 '로션'이라는 핑계를 댈 수 있었다.


또 당대 최고 인기였던 소녀시대 윤아가 등장하는 광고로도 인기를 끌었다. 9n년생이라면 모두가 기억할 "깨끗하게, 맑게, 자신 있게~"라는 유행어가 탄생하기도 했다.


클린앤클리어 광고 캡처


그러나 클린앤클리어의 전성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2000년대 초반 거리 곳곳에 다양한 로드숍들이 대거 등장했기 때문이다.


미샤, 토니모리, 더페이스샵, 아리따움, 이니스프리, 에뛰드 등 나열하기도 힘들 정도다. 당시 로드숍들은 10대 들을 겨냥해 저렴한 BB크림, CC크림, 파운데이션, 톤업 선크림을 우후죽순 출시했다.


이에 10대들은 커버력이 높고 거리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로드숍 제품으로 눈을 돌렸고 클린앤클리어는 밀릴 수밖에 없었다.


클린앤클리어 광고 캡처


그렇게 서서히 한국에서 모습을 감췄고 2018년 완전히 단종됐다. 


그러나 그 시절 여학생이던 현재 20~30대들은 여전히 '클클'에 대한 사랑을 이어가고 있다. 온라인 해외 직구로 물건을 구하는 이들도 있다.


선생님 눈을 피해 쌩얼을 연출하던 여학생들이 이제는 남자친구의 눈을 피해 쌩얼인 척할 때 이만한 제품이 없다고 한다.


쌩얼인 척 화사한 피부를 연출함과 동시에 추억을 회상하고 싶은 9n년생 여성이라면 온라인 쇼핑으로 직구 해보는 것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