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같이 살거나 따로 살더라도 경제적으로 독립을 하지 못한 '캥거루족'이 30대 초중반 연령대에서 증가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5일 한국고용정보원은 서울 관악구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2024 고용패널조사 학술대회'에서 고용정보원 청년패널 2012∼2020년 자료를 분석해 '2030 캥거루족의 현황 및 특징'을 발표했다.
황 부연구위원은 '현재 부모님과 같이 살고 있다'고 응답한 청년과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않은 채 일시적으로 따로 살고 있다'는 청년을 '캥거루족'으로 분류했다.
그 결과, 25~29세의 캥거루족 비중은 80% 내외로 50% 내외인 30~34세보다 높게 나타났지만 최근 캥거루족 증가 현상은 20대 중후반보다는 30대 초중반 연령대에서 주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30~34세 연령의 경우 캥거루족 비중이 2012년 45.9%에서 2020년 53.1%까지 7.2%p 상승 했다. 반면, 25~29세 연령에서는 전 기간 동안 80% 수준을 꾸준히 유지했다.
2020년 기준 남성의 캥거루족 비중(69.1%)이 여성(63.0%)보다 컸는데, 이는 군복무와 결혼 연령 등의 영향 때문이라고 논문은 분석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69.4%)의 캥거루족 비중이 비수도권(61.7%) 지역보다 높게 나타났다. 취업 여부별로는 취업자보다 미취업자의 캥거루족 비중이 급속히 증가했다. 미취업자 캥거루족은 2012년 47.4%에서 2020년 66.0%까지 늘었는데, 취업자 캥거루족은 소폭 하락했다. 취업자 내에서는 고용 지위가 불안정한 청년의 캥거루족 비중이 가장 높았고, 기업의 규모가 커질수록, 고임금 청년층일수록 캥거루족 비율이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학력별로는 고졸 이하(73.4%)에서 미취업자 중에서 캥거루족이 많았다.
황 부연구위원은 "최근의 캥거루족 증가 현상은 30대 초중반 연령대에서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30대의 캥거루족 증가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캥거루족 청년층의 증가 현상은 만혼이나 비혼주의 현상과 맞물려 작용하게 되고, 결국 이들 중 상당수는 경제적 기반이 약화돼 빈곤 상태로 전환되거나 청년 니트(NEET)로 이행하게 되는 등 취약한 사회계층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커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황 부연구위원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일자리 문제를 떼놓고는 생각하기 어렵다"며 "청년들이 양질의 일자리에서 자신의 소득을 관리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