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6일(화)

"뽀시래기 시절 가지고 놀던 '이 필통' 아시는 90년대생 형아·누나들은 손을 들어주세요"

온라인 커뮤니티


지금으로부터 20년도 더 된 옛날, 그시절 초등학교를 다니던 '어르신'(?)들은 게임이 가능한 필통을 들고 다녔다. 


그 시절엔 지금처럼 가만히 앉아서 즐길 수 있는 놀이가 많지 않았다. 


유튜브 쇼츠, 인스타그램은 존재하지도 않았고 초등학생이 휴대전화를 들고 다니는 경우는 거의 보기 힘들었다. 


기껏해야 PC방에 가서 게임을 하는 정도인데 초등학생에게 PC방은 쉽지 않은 공간이다. 뻐끔뻐끔 담배를 피우는 아저씨부터, 무서운 중·고등학생 형들이 진을 치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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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레 이들의 놀이는 운동장 또는 교실에서 이뤄졌다. 특히 교실에서는 필통 하나를 두고 양옆에 친구 2명이 앉아 대결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바로 필통에 있는 '축구 게임'을 즐기는 것이다. 


오늘날을 살아가고 있는 10대들은 이 소리에 '필통에 조이스틱과 화면이 있었나'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당시 축구 게임은 오프라인으로 이뤄졌다.


사방이 1cm 정도 높이의 벽으로 둘러싸인 철판 위에는 아기자기한 모습의 축구선수 22명이 그려져 있다. 11명은 파란색 유니폼을, 나머지 12명은 빨간색 유니폼을 입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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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쪽 끝에는 동그란 구멍이 있는데, 축구 골대다.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공을 이 철판 위에 두고 스틱으로 튕긴다. 튕긴 공이 멈춘 자리가 다음 순서를 정하게 된다. 


만약 파란색 유니폼을 입은 선수 그림 위에 공이 멈췄다면, 파란색 팀이 공을 튀기면 된다. 이렇게 공을 번갈아 튕기면서 철판에 뚫린 구멍에 골을 넣는 게임이다. 


이 게임은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매우 인기 있는 게임이었다. 그래서 엄마와 함께 문방구를 방문한 친구들이 '축구 게임 필통'을 사달라고 조르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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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핵간지 템'으로 분리던 '변신필통' 인기를 끌었다. 


이 변신 필통은 다양한 버튼을 누르면 숨어있는 공간과 쓸데없는 기능들이 툭툭 튀어나온다. 지금에 와서 생각하면 대부분이 쓸데없는 기능들이었지만, 이 맛에 변신 필통을 샀다. 


친구들의 질투를 불러오는 필통은 다른 사람보다 더 신박하게 변신하는 필통이다. 


이러한 필통들은 보통 단단한 플라스틱, 철제 등으로 만들어져 가방에 넣으면 달그락달그락 소리가 났다. 어느 날엔 등교해 필통을 열어보면 연필심이 다 부러진 경우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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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당시 필통들은 20년이 더 지나 90년대생을 중심으로 옛 추억을 소환하는 아이템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요즘엔 필통은 물론, 연필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 디지털 기기가 그 자리를 대신 채우면서 교실의 풍경도 크게 변화했다. 


이런 상황에서 옛 아날로그 감성의 필통이 되려 옛 추억을 소환하고 있는 중이다. 


고작 문방구에서 쉽게 살 수 있었던 필통 하나가 풍족하지 않았고 화려하지 않았던 그 시절이 감정을 건드리는 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사라지고 있는 대화, 늘어나는 외로움 때문이 아닐지 조심스레 추측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