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분실한 카드로 한달 동안 결제된 돈이 280만원..쓴 내역보니 "PC방, 마라탕, 아이스크림"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카드를 분실한 줄도 모르고 있던 한 달 동안 280만원이 긁혔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카드를 주워 사용한 사람은 초등학생이었다.


최근 한 SNS에는 "잃어버린 내 카드, 어린 친구가 한 달 동안 280만원을 썼다"며 누리꾼 A씨의 글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A씨는 "카드를 잃어버린 줄도 몰랐다. 아이들 원비 카드라 사용 안 해서 내역도 안 뜨는데 뭔가 느낌이 이상해서 카드 내역 보니까 (주운 사람이) 한 달 동안 280만원을 썼다"고 했다. 


이어 카드 내역도 함께 공개했다. 


SNS 캡처


카드 내역을 보면 주된 사용처가 문구점과 편의점, 피시방, 마라탕 가게, 아이스크림 전문점이었다. 금액은 적게는 500원부터 많게는 4만 4300원까지 총 288만 230원을 썼다. 


A씨는 "어린 친구인 것 같다. 한 달 동안 얼마나 행복했니. 펑펑 쓰는 이런 경험도 해봐야 인생 아니겠니. 당분간 부모님께 손이 발이 되도록 빌자"며 "이모는 쓴 값만 받겠다"고 했다. 


이때까지는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날 줄 알았으나 카드를 쓴 아이가 잡히고 난 뒤에 상황이 달라졌다. 


A씨는 "나도 두 아이의 엄마로서 굳이 일 안 벌이고 훈육은 부모님께 맡기고 사용한 돈만 받으려고 했다"며 "그 아이 찾아서 좋게 좋게 아이어머니와 통화하고 다시 전화주시겠다고 해서 끊었다"고 설명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후 온 전화는 아이의 할머니 전화였다. 할머니는 되려 A씨를 향해 "카드를 왜 잃어버리냐. 당신이 카드 잃어버려서 내 손녀들 버릇이 나빠졌다. 줄 돈 없으니 경찰에 신고하라"며 적반하장 태도를 보였다. 


A씨는 "우리 엄마가 항상 그렇게 말씀하시는 게 내가 덕을 쌓으면 그 복이 다 자식에게 돌아온다고 했다. 그래서 난 원래 착한 사람이 아니라 착하게 살려고 노력하는데 세상은 착한 사람을 착한 병신으로 만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베풀어서 돌아오는 게 이따위라니"라며 씁쓸해했다. 


A씨는 "결론은 부모님도 아이를 경찰에 신고하라고 하셔서 그렇게 해야 하는 상황이다. 돈은 초등학생 3학년 아이가 줄 거라더라. 만약에 상황이 힘들면 분할해서 준다고 하셔도 충분히 이해될 텐데"라고 부연했다. 


SNS 캡처


이어 "아이는 끝까지 죄송하다는 말 한마디 없었고 당당한 듯했다. 그 모습에 아이 엄마도 많이 화가 나셨고 지쳐 보이셨다"고 덧붙였다. 


A씨는 "배 속에 아기를 위해서라도 이젠 이 사건을 남편한테 넘기겠다. 나는 나보다 남을 더 생각하면서 살았는데 왜 돌아오는 건 자꾸 이런 건지. 나도 이제 적당히 선 지키면서 살겠다"고 덧붙였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초3이 한 달에 28만원도 아니고 280만원.. 간도 크네", "초등학생 아이가 280만원을 쓰는데 부모가 몰랐다고?", "돈 꼭 받으시길" 등의 반응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