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범죄도시4'의 독주 속에서 재개봉한 일본 영화 한 편이 '역주행' 기록을 쓰고 있다.
개봉한 지 36일 차인 지난 8일 기준 누적 관객 수 48만명을 모으며 재개봉임에도 꾸준한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재개봉 영화 '남은 인생 10년'은 시한부 선고를 받은 마츠리와 삶의 의지를 잃은 카즈토가 서로를 발견하고 사계절을 함께하는 로맨스 영화다.
작년 늦은 봄 5월 24일 첫 개봉 했다가 올해 4월 3일 재개봉했다.
재개봉 첫날이었던 4월 3일 '남은 인생 10년'은 8위로 출발했으나 2일째부터 역주행을 시작했다. 11일째에는 박스오피스 3위까지 오르며 장기 흥행을 시작하며 50만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영화계에서는 놀랍다는 평가다.
지난해 5월 개봉했을 때 누적 관객 수는 13만 7632명에 불과했다. 재개봉에서 3배 가까운 성적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남은 인생 10년'이 스크린 수는 150개 안팎으로 적은 편이지만 좌석판매율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좌석판매율이란 좌석 수 대비 관객수 비율로 상영관 1개당 실제 관객이 얼마나 많은지 알 수 있는 지표다.
'남은 인생 10년'의 좌석판매율은 최고 42.5%까지 기록했다. 지난 2일에는 18.8%를 기록하며 '범죄도시4' 좌석판매율 12.6%를 앞섰다.
이러한 흥행은 10·20세대들이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CGV 관람 데이터에 따르면 '남은 인생 10년'의 관객 중 10대가 21%, 20대가 35%에 달한다.
시한부 여주인공을 그린 영화로 일본 로맨스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서사인데도 스토리에 만족했다는 관객이 많다.
관람평에는 '클리셰'라는 비판도 있지만 "영화관에서 엄청 울었네요", "강력하게 몰아치지는 않지만 잔잔하게 스며들어와 잠기게 만드는 감정선", "남은 시간의 소중함을 상기시켜 주는 영화" 등의 평가가 더욱 많다.
현재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 중인 '범죄도시4'의 독주가 '남은 인생 10년'의 역주행을 더 연장시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폭력물을 좋아하지 않는 10대, 20대들이 선택할 수 있는 영화가 현재로선 많지 않고, 또 '범죄도시4'를 이미 관람한 20대 관객들이 다음에 볼 영화로 선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어진 전형적인 로맨스 영화를 원하는 10대, 20대 관객들이 입소문을 타고 '남은 인생 10년'을 찾을 가능성도 크다.
한편, '남은 인생 10년'은 현재 전국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