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 선거 관리 업무에 동원된 59세 공무원이 하루 14시간 이상의 과도한 업무를 한 뒤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9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에 따르면 남원시청 소속 공무원 59세 여성 A씨가 총선 사전투표 업무를 마친 다음 날 정신을 잃고 쓰러져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지난 5~6일 진행된 사전투표 선거 지원 업무에 동원된 A씨는 이틀간 새벽 2시에 일어나 4시부터 관련 교육을 듣고 투표 준비를 하는 등 총 16시간 업무를 봤다.
이에 유족들과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A씨의 사망 원인은 과도한 선거 지원 업무 때문이라 주장하고 있다.
A씨의 한 동료는 "평소 마음씨 좋은 언니한테 이런 사고가 나 모두가 매우 비통한 심정"이라며 "이제라도 부당한 선거업무 강제 동원과 시스템의 개선을 위해 지방직 공무원들이 함께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선거사무소에 동원된 공무원은 하루 14시간 이상의 장시간 노동을 하며 식사할 시간마저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며 "가장 민주적이어야 할 선거가 가장 비민주적인 노동착취의 현장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남원시지부는 "공무원 희생을 강요하는 선거사무 강제 동원을 거부한다"며 "선거일에 투표관리관으로 일하게 되어 있었던 고인의 빈자리는 다른 공무원으로 채워졌지만 누군가의 아내로서, 자녀들의 어머니로서의 빈자리는 누가 무엇으로 채울 수 있겠는가"라며 한탄했다.
이어 "얼마나 많은 공무원노동자가 과로로 소중한 목숨을 잃어야 정부가 근본적인 대책을 세울 것인가"라며 정부의 개선책 마련을 요구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남원시 지부장에 따르면 사망한 A씨는 내년에 퇴임을 앞두고 있던 것으로 밝혀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한편 지난 2022년 6월 1일 지방선거에서도 사전투표 업무에 투입된 전주시 공무원 B씨가 과도한 선거 지원 업무로 인해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