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가 오는 2026년부터 여성 징병제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13일(현지 시간) 미국 AP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메테 프레데릭센(Mette Frederiksen) 덴마크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여성 징병제 도입과 복무 기간 연장 등을 골자로 한 국방 정비 계획을 발표했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오는 2026년부터 남성에 한정되어 있던 징병 대상을 여성으로 확대하고 현재 4개월인 복무 기간도 11개월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덴마크 남성은 18세가 되면 의무적으로 군에 입대해 4개월간 복무해야 한다.
하지만 자원자가 많아 모든 남성이 군에 가지는 않으며 추첨을 통해 입대 대상을 결정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덴마크 여성의 경우 자원하면 군 복무를 할 수 있으며, 현재 여군이 전체 병력의 25%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덴마크군은 직업 군인 7000~9000명과 의무 복무 기간 동안 기본 군사훈련을 받는 징집병으로 구성돼 있다.
덴마크가 여성 징병제를 도입하게 되면 2015년 노르웨이, 2017년 스웨덴에 이어 유럽에서 여성 징병제를 도입하는 세 번째 국가가 된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국제질서가 도전받는 상황"이라면서 "전쟁과 파괴가 아니라 전쟁을 피하기 위해 재무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남녀 간의 완전한 평등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Lars Lokke Rasmussen) 덴마크 외무장관은 "우리는 러시아가 우리를 위협하도록 두지 않을 것"이라면서 "러시아가 덴마크에 위협은 아니지만 그런 상황에 놓이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라고 부연했다.
트롤스 룬드 폴센(Troels Lund Poulsen) 덴마크 국방장관은 "러시아가 장기 전쟁을 준비하는 등 현재 유럽 안보 상황이 악화해 군사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라면서 "특히 군인 수를 늘려야 하는데, 완전한 양성평등을 포함해 강력한 징병이 이뤄지면서 국방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라고 밝혔다.
한편 현재 여성 징병제를 도입한 나라는 이스라엘, 차드, 에리트레아, 코트디부아르, 미얀마, 베냉, 볼리비아, 쿠바, 말리, 튀니지 등 10여 개국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도 2015년부터 여성 징집을 시작해 키 142cm 이상 여성들에게 7년의 의무 복무를 부과한다. 남성은 병과에 따라 10~13년을 복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