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2일(금)

국내 대학 연구진, 감싸기만 하면 1분 만에 절단된 '신경' 붙게 하는 '특수 고무 밴드' 개발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사고로 절단된 신경을 봉합하는 것은 의사에게도 복잡하고 어려운 일이다.


신경을 다시 잇기 위해서는 머리카락보다 가느다란 의료용 봉합사로 신경 외피를 꿰매는 봉합수술을 해야 하는데 이는 신경 1가닥을 연결하는 데 10분이 걸릴 정도로 난도가 높은, 정교한 작업일 뿐만 아니라 부작용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피부 괴사를 막고 봉합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최대한 빠른 봉합술이 요구되지만, 상당히 정교한 작업이기 때문에 수술 시간을 늘 수밖에 없다.


그런데 최근 국내 연구진이 꿰맬 필요 없이 끊긴 신경을 단 1분 안에 연결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을 개발해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성균관대학교 손동희 교수


지난 11일 한국연구재단은 손동희 성균관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와 신미경 성균관대 글로벌바이오메디컬 공학과 교수, 박종웅 고려대 의과대학 교수 공동 연구진이 실제 피부 구조를 모사해 강력한 조직 접착력을 가진 패치형 신소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여러 층으로 이루어진 피부 구조에서 영감을 얻어, 외부는 질기지만 내부로 갈수록 부드러운 조직으로 구성된 패치를 개발했다.


이 패치는 외부 힘을 분산시킬 수 있는 자가치유 고분자와 우수한 조직 접착력을 가지고 있는 하이드로젤을 사용해 만들었다.


자가 치유 고분자 물성을 조절하는 방법으로 탄성, 점탄성, 고분자, 접착 하이드로젤을 단계적으로 배치해 점탄성 고분자가 응력을 흡수하고 탄성 고분자가 복원력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강한 접착력을 구현했다.


MBN


사용방법은 간단하다. 밴드처럼 간단히 신경을 감아주기만 하면 된다.


연구팀은 인체와 유사한 실험 모델을 통해 패치를 사용하면 의사가 아닌 비전문가도 1분이면 신경을 봉합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특히 영장류 모델에서 손목 정중 신경을 절단 후 패치를 이용해 성공적으로 봉합했고, 엄지손가락의 움직임이 정상에 가까운 수준으로 회복된 것을 1년에 걸쳐 확인했다.


이어 설치류 모델에서 패치에 신경 재생을 촉진하는 단백질 분자를 추가하면 빠르게 조직이 재생되는 것도 확인했다.


성균관대학교 손동희 교수


연구진은 이 특수 고무 밴드를 한국과 미국 등에서 특허를 받았다고 전했다.


손동희 교수는 "패치의 성능 검증 결과, 신경조직 재생과 근육의 기능성 회복 정도가 봉합사를 이용한 방법과 차이가 없었다"며 "신경봉합술은 신경 염증이나 종양의 절제, 장기 이식 등과 같은 수술에도 필요하므로 의료 현장에서 수술 성공률을 획기적으로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 성과는 지난 1월 26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 온라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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