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주말 대하드라마 '고려거란전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조촐한 묘사로 시청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지난 10일 KBS 2TV '고려거란전쟁'의 마지막화가 방영됐다. 이날 방송은 귀주대첩이 예고돼 시청자들이 가장 기대했던 방송이었다.
이날 시청률은 닐슨코리아 기준 13.8%의 전국 시청률을 기록하며 마지막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그러나 방송이 끝난 후에는 혹평이 주를 이뤘다. 시청자 사이에서는 '용두사미' 결말, '고려궐안전쟁'이란 반응이 나온다.
이날 방송에서 고려의 검차진을 멈춰 세운 거란군은 고려 진영으로 물밀듯 넘어왔다. 당황한 검차병들은 단병접전으로 싸웠으나 거센 거란의 공격을 막아내지는 못했다.
위급한 순간에 몰린 고려군은 중갑기병의 등장으로 반전의 기회를 맞는다. 때마침 고려군 쪽으로 불던 바람의 바람도 거란군 쪽으로 바뀌었다.
이때 강감찬(최수종 분) 상원수의 '모루와 망치' 작전이 펼쳐졌다. 고려의 특수 병기 검차가 거란군을 에워싸고, 중갑기병이 후방에서 거란군을 공격하는 방식이다.
고려군과 거란군이 급박하게 대치하면서 긴장감이 최고조로 올랐다. 시청자들 머릿속에는 고려군이 승기를 잡고, 패퇴하는 거란군을 쫓아 몰살하는 장면이 자연스레 그려졌다.
하지만 기대했던 장면은 나오지 않았다.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는 가운데 소배압(김준배 분)이 자신의 칼을 놓는 모습이 비쳤다.
이어 갑자기 공중으로 마름쇠가 튀어 오르더니 비가 내렸고, 중간 과정이 생략된 채 비를 맞으며 승리한 기쁨에 취한 고려 병사들의 모습이 등장했다.
시청자들은 아쉽다는 반응을 내비쳤다.
16화에서 양규(지승현 분)가 전사한 이후 28화까지 당대 정치적 상황을 그리는데 12회를 할애했는데 정작 중요한 전투씬은 '스킵'한 듯 편집했다는 이유다.
마지막회 방송이 끝난 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비판적인 반응이 쏟아졌다.
누리꾼들은 "고려시대에도 우천 콜드게임이 있었나?", "비오니까 사라진 거란군은 솜사탕으로 만든 건가요?", "지금까지 고려궐안전쟁이었습니다"라며 비난했다.
한 누리꾼은 "초반 몇몇 전투씬 별로였지만 '귀주대첩 연출하려면 어쩔 수 없지. 귀주대첩에 모든 걸 걸었다고 하니까' 이러고 참았는데 결국 귀주대첩도 망쳤다"라고 말해 공감을 얻었다.
한편 KBS는 '고려거란전쟁'을 잇는 대하드라마를 2025년 방송 목표로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