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부모로부터 버려져 한국에 홀로 남겨진 칠삭둥이 아기를 위해 지자체와 병원, 복지기관이 따뜻한 마음을 전했다.

지난 28일 부산 동구 등에 따르면 지난해 9월 4일 부산 동구 일신기독병원에서 1.2kg의 칠삭둥이가 태어났다.

아이의 엄마는 불법체류자로 병원비를 벌어오겠다며 퇴원했다가 끝내 돌아오지 않았고 이후 남편과 함께 자국으로 출국했다.

결국 신장을 하나만 가지고 태어난 아기는 혼자가 됐다.

아기는 젖병조차 제대로 빨지 못할 정도로 몸이 약해 중환자실에 누워 있어야 했다.

동구 관계자는 "눈 초점이 만지 않고 귀도 들리지 않으면서 현재 시각장애, 청각장애 등이 의심되는 상황"이라면서 "밥도 잘 먹지 못하다 보니 한 달 사이 몸무게가 200g밖에 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부모에게 버려져 홀로 남겨진 아기를 위해 부산 동구와 병원, 복지기관이 발 벗고 나섰다.

먼저 동구는 아기가 보호시설이나 의료기관에서 응급조치를 받는 등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법원에 피해 아동 보호명령을 신청했다.

아기를 지금껏 보살피고 있는 일신기독병원 간호사들은 아기에게 한복을 입히고 떡과 다양한 음식으로 꾸려진 백일상을 차려줬다.

형형색색 풍선으로 꾸며진 백일상 앞에 앉은 아기의 모습은 보는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간호사들은 해당 아기가 자주 우는 탓에 다른 아기들을 돌볼 때도 한 손에 이 아기를 안고 진료했다고.

동구 관계자는 "병원 간호사들이 부모를 자처하며 아기를 성심성의껏 돌보고 있다"라고 전했다.

아이의 병원비는 UN 아동권리협약에 따라 의료급여 1종 수급자로 인정받을 수 있어 대부분 면제됐으며, 나머지 초과분은 병원 측에서 맡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구 측은 "아이의 장애가 우려되는 만큼 받아주는 시설을 찾기 쉽지 않았으나, 다행히 남구에 있는 소화영아재활원으로 전원될 수 있게 됐다"며 "이곳에서 대학병원에 다니며 남은 치료를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부모님의 사랑을 한창 받고 성장해야 할 시기에 버림을 받아서 너무 안타깝다"면서 "현재 아기 엄마를 찾고 있는데, 아기가 가족 품으로 돌아가 건강하게 잘 자라길 바란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