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깜한 밤, 제주도 서귀포시의 한 도로에서 길을 걷던 50대 여성이 차에 치인 뒤 SUV 차량의 하부에 옷이 걸려 7.3km가량 끌려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를 당한 여성은 뒤늦게 발견됐으나 이미 숨진 후였다. 

20일 서귀포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9일 저녁 7시 7분쯤 서귀포시 안덕면 덕수1교차로 인근에서 50대 여성 보행자 A씨가 승용차에 치였다. 

승용차 운전자는 사고를 감지했으나 A씨를 발견하지 못하고 "사고가 났는데 보행자가 보이지 않는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과 소방대원들이 현장 수색에 나섰지만, 보행자를 발견하지 못했다. 

그로부터 40여 분이 지난 저녁 7시 56분쯤 다른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자는 "집 앞에 사람이 쓰러져 있다"고 했다. 

SUV를 운전했던 이 운전자가 집에 차량을 주차하고 나서 피해 여성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한 것이다. 여성은 이미 숨진 상태였다. 

SUV 운전자는 경찰 조사에서 "사람이 있는지 모르고 계속 운전했다"고 진술했다. 

서귀포경찰서는 승용차 운전자와 SUV 운전자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은 사고 당시 50대 여성이 SUV 하부에 걸린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과실로 교통사고를 내어 피해자를 사망하게 하거나 상해를 입게 한 경우에는 업무상 과실치사상죄가 아닌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 치사, 치상죄가 성립하게 된다. 

특히 교통사고 사망사건은 피해자와의 합의 여부와 자동차보험 가입 여부와 관계없이 형사 재판을 받을 수 있는 처벌 대상이 된다.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3조에 따르면 차의 운전자가 교통사고로 인하여 형법 제268조(업무상과실치사상죄)의 죄를 범한 경우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