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28일(월)

끝까지 말뿐이었던 클린스만과 월드컵 16강 이룬 벤투 감독의 비교되는 '마지막 인사'

위르겐 클린스만 GettyimagesKorea


경질된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전임 감독이었던 파울루 벤투 감독의 마지막과 비교가 되고 있다. 


지난 16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임원 회의에서 전날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 내용을 보고 받아 의견을 모았고, 종합적으로 검토한 끝에 대표팀 감독을 교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클린스만 감독은 임기를 1년도 채우지 못하고 한국 대표팀을 떠나게 됐다. 


아쉬운 건 마지막까지 리더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는 지난 15일 전력강화위원회 회의에서 '선수단 내 불화가 경기력에 영향을 미쳤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Instagram 'j_klinsmann'


팀 내 갈등 상황에서 리더십 부재에 대한 자신의 책임을 선수들로 돌렸다는 비판 여론이 일었다. 


해임이 결정됐을 때 클린스만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 역시 궁색했다. 처참한 결과에 대한 인정 없이 자신이 기록한 것을 강조하기에 바빴다.


그는 "모든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그리고 대한민국 축구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면서도 "아시안컵 준결승전 전까지 13경기 연속 무패라는 여정에 여러분이 보내주신 성원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팬들에 대한 사과의 말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파울루 벤투 / 뉴스1


이러한 클린스만의 모습은 벤투 전 감독의 마지막과 비교된다. 


벤투 전 감독은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에서 브라질에 1-4로 패배한 뒤 "경기를 좀 더 지배하려고 했는데 준비할 시간이 많지 않았다"며 패배의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이어 "오늘 골을 더 넣었다면 좋았겠지만 우리 팀이 여전히 자랑스럽고, 선수들이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또 "지난 4년 4개월 동안 선수들과 동고동락하면서 훈련했다. 만족스럽고 자랑스럽다. 내가 함께 일했던 선수 중 최고"라며 선수들을 치켜세우기도 했다. 


뉴스1


자신의 책임은 인정하지 않고, 패배의 원인을 선수에게 돌리는 클린스만의 모습과 상당히 대조적이다. 


클린스만이 경질되면서 한국 축구대표팀은 새 사령탑 선임이라는 과제에 당면했다. 태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2경기가 3월 21일(홈), 26일(원정) 예정돼 있어 시간이 촉박하다. 


이에 임시 감독 체제로 두 경기를 치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은 "월드컵 예선을 위한 차기 감독 선임 작업을 바로 착수하겠다. 새로운 전력강화위원회를 구성하고 위원장도 선임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