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3일(월)

"나는 소방과 결혼했다"...문경 화재로 순직한 '27세·35세 소방관' 1계급 특진·훈장 추진

화마가 할퀴고 지나간 경북 문경시 신기동의 한 육가공업체 공장 모습 / 뉴스1


경북 문경시 한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순직한 소방대원 2명에 대해 1계급 특진 및 옥조근정훈장 추서를 추진한다.


1일 경북소방본부는 문경시 신기동의 한 육가공 제조업체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소방관들에 대해 1계급 특진과 옥조근정훈장 추서한다고 밝혔다.


경북소방본부는 불길 속에서 인명을 구조하다 숨진 이들에게 애도와 경의를 표하고, '경상북도 순직 소방공무원 등 장례 지원에 관한 조례'에 따른 장례와 국립현충원 안장도 함께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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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경북 문경소방서 119 구조구급센터 소속 김수광 소방교(27)와 박수훈 소방사(35)는 주민 신고로 화재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했다.


이들은 화재가 발생한 공장에서 사람이 대피하는 것을 발견하고 건물 내부 인명 검색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수색에 돌입했다.


공장 건물 안에서 인명 검색하던 중 급격한 연소 확대로 건물 내부에 고립됐으며 곧이어 붕괴하는 건물에서 탈출하지 못하면서 참변을 당했다.


소방 당국은 고립된 이들을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으나 끝내 주검으로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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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소방교는 2019년도에 공개경쟁채용으로 임용돼 지난해 소방공무원들 사이에서도 취득하기가 어렵다고 알려진 '인명구조사 시험'에 합격해 구조대에 자원했다.


특전사 중사로 근무했던 박 소방사는 "사람을 구하는 일이 지금보다 큰 보람을 느낄 수 있겠다"는 마음으로 2022년 구조분야 경력경쟁채용에 지원해 임용됐다.


아직 미혼인 박 소방사는 평소에도 "나는 소방과 결혼했다"고 이야기하고 다닐 정도로 소방관 일에 대한 애착을 보였던 동료들은 전했다.


이들은 지난해 7월 경북 북부지역 강타한 집중호우로 발생한 문경과 예천군 실종자 찾기에도 참여해 68일간의 수색 활동을 벌였다.


소방 당국은 붕괴한 건물 안전 진단을 마친 뒤 화재 현장 감식을 실시할 방침이다. 정확한 화재 원인은 현재까지 밝혀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