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오너일가 세 모녀가 최근 상속세 납부액 마련을 위해 계열사 지분 일부를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형태로 매각한 뒤에도 여전히 여성 중 주식평가액 최상위를 유지했다.
16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국내 500대 기업 오너 일가 소속으로 주식을 대량 보유한 여성 417명 중 상위 50명의 주식 가치 변화를 조사한 결과, 상위 1∼3위는 삼성가인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으로 확인됐다.
삼성가 세 모녀가 보유한 주식 시가총액은 지난 12일 종가 기준 24조1천975억원으로, 지난해 1월 12일(24조1천275억원)보다 약 0.3% 증가했다.
이들은 지난 11일 개장 전 블록딜로 삼성전자 등 계열사 지분 2조1천689억원 상당을 매각했으나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으로 평가액은 작년 1월 12일 대비 증가했다. 순위 변동 또한 없었다.
1위인 홍 전 관장의 경우 삼성전자 지분 0.32%(1천932만4천106주)를 매각한 뒤에도 삼성전자·삼성생명·삼성물산 지분 가치가 작년 대비 1.1% 증가한 7조3천963억 원으로 집계됐다.
2위인 이부진 사장은 삼성전자 지분 240만1천223주(0.04%)와 삼성물산·삼성SDS·삼성생명 일부 지분을 처분했으나, 이달 12일 기준 보유 주식 가치(6조334억 원)는 작년보다 2.5% 늘었다.
3위를 차지한 이서현 이사장은 삼성전자 지분 810만3천854주(0.14%)를 매각한 뒤 보유 지분 전체 가치가 작년 대비 4.2% 증가한 5조3천669억 원으로 상승했다.
세 모녀가 내야 할 상속세는 홍 전 관장 3조1000억원, 이 사장 2조6000억원, 이 이사장 2조4000억원으로 총 9조원 등으로 나타났다.
삼성 오너일가는 2021년 처음으로 2조1500억원 가량의 세금을 분할 납부한 후, 2026년까지 총 5년동안 6회차에 걸쳐 연부연납으로 상속세를 내기로 했다.
세금을 제외하고 연부연납에 대한 이자 가산금만해도 매년 1000억원대 중반에서 2000억원에 이른다.
세 모녀는 그동안 주식담보대출, 지분 매각 등을 통해 재원을 마련해왔다.
실제 지난해 기준 세 모녀의 주식담보 비중은 전년 20.2% 대비 40.4%로 2배 증가했다. 담보 대출 금액도 1조 8871억원에서 3조 781억원으로 2조 1910억원, 116.1% 늘었다.
한편 고 이건희 선대회장이 남긴 유산은 약 26조원 규모로 상속세는 약 12조 5000억원이다.
여기에 서울 용산구 자택, 경기 용인 에버랜드 부지 등 부동산과 미술품 등을 더해 이 선대회장이 남긴 유산은 총 26조원 규모로 알려졌다. 이 유산에 대해 유족들이 납부할 상속세는 12조~13조원에 달한다는 추정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