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살에 의문의 살인사건으로 남편을 잃고 전세사기까지 당한 한 여성의 기구한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8일 방송된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에는 58세 고민녀가 "범죄로 남편을 잃고 잦은 고생 후 58세에 대학원 진학은 사치일까요?"라는 고민을 들고나왔다.
미용실을 운영하며 맞춤 가발을 제작하고 있다는 고민녀는 어려운 환경임에도 전액 장학금으로 대학교 의료뷰티학과를 졸업한 후 교수님 추천으로 대학원에 진학할지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민녀는 "서른 살에 의문의 사고로 남편을 잃었다. 살인사건이었다. 이후 친정에서 엄마를 모시고 애 둘을 키우며 살던 중 전세 사기를 당했다"라고 고백했다.
이어 "친정엄마는 지난해 코로나로 요양병원에 계시다가 돌아가셨다. 거의 제 인생은 없었다"라고 토로했다.
고민녀의 남편은 27년 전 사망했다.
그는 "1997년 외박 한 번 하지 않았던 남편이 밤늦게까지 집에 안 들어왔다. 기다리다가 실종 신고를 하려 했지만 경찰이 신고를 받아주지 않았다. 당시에는 6개월 집에 안 들어오면 자동 이혼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실종 신고를 거부 당한 고민녀는 마냥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두 달 뒤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남편이 논바닥에서 불에 탄 시신으로 발견된 것이다.
이미 두 달이라는 시간이 지나버려 조사하기에도 너무 늦은 상황이었다.
사연자는 "경찰은 노상강도 사건인 듯싶다고 하더라. 실종 신고만 받아줬어도. 공소시효 15년이 지나 사건 종료 문서 하나 날아왔다. 시체 검안서를 보니 각목에 맞아서. 퍽치기 당한 것 같다고 하더라"라면서 "더 억울한 건 제가 30살이었다"라고 호소했다.
이후 그녀는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의심을 받아야 했다.
사연자는 "주변 사람들이 자기 남편 안 들어오면 나한테 전화하더라. 몰랐다. 나와 바람피운 걸로 오해한 거더라. 그 뒤로는 형사님이 계속 제 뒤를 미행하고 남편이 돌아가시니 저를 의심했다. 무서워서 밖에 나오기 싫더라"라고 토로했다.
사연자는 친정 엄마의 조언으로 고향 대구로 돌아갔다.
그런데 고향으로 가며 타게 된 택시에서 기사는 그녀에게 팔공산에 함께 가자고 제안해왔다.
이에 사연자는 트라우마가 생겼다. 그녀는 "남편과 같은 일을 당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너무 무서워서 택시를 아직까지도 타지 혼자 타지 못한다"라고 했다.
2002년에는 전세사기도 당했다. 사연자는 두 아이를 홀로 키우며 방이 있는 미용실을 얻으려다 전세사기로 전 재산인 3,500만 원을 전부 뜯기고 경매로 넘어간 집을 살려보겠다고 애쓰다 5,000만 원까지 추가로 빚을 지게 되면서 여전히 빚에 허덕이고 있다고 밝혔다.
고민녀는 "애들에게 미안한 게 있다. 아이들 먹이느라 제가 일주일 굶었다. 아는 언니가 보육원 알아봤다고, 너 죽으면 애들 어떡하냐고. 애들에게 고아원에 2년만 가있으라고 했다. 아이들이 무릎을 꿇고 앉아서 '말 잘 들을게요' 빌더라. 그 말을 한 게 미안하다"라며 눈물을 보였다.
이에 서장훈은 "결국 안 보냈잖아. 누구나 삶이 힘들면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다. 내가 굶어도 아이들을 지키지 않았냐"라며 고민녀를 위로했다.
그러면서 "늦은 나이에 형편도 좋지 않은데 대학원이 사치는 아닐지"라는 고민녀에게 "평생 고생만 하느라 본인의 삶은 없었지 않나. 보험을 해약해서라도 대학원에 갈 수 있으면 가라"라고 조언했다.
한편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은 매주 월요일 오후 8시 30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