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2일(금)

"상속세로 재산 날리느니 탈조선"...한국 부자들의 해외 이민 늘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국 부자들의 해외 이민이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6월 CNN이 영국 국제교류 및 이민 관련 기업 헨리앤드파트너스의 '2023 부의 이동 보고서'를 토대로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전 세계 순자산 100만 달러(약 13억) 이상 소유한 부자 중 이민을 떠날 것으로 예쌍되는 한국인은 800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조사 대상 국가 중 7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1위는 중국으로 1만 3500명이었다. 이어 인도 6500명, 영국 3200명, 러시아 3000명, 브라질 1200명, 홍콩 1000명 순이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국의 이민자는 1000명 이하로 나타났지만 중국·인도 등과 인구 차이를 고려하면 상당수의 부유층들이 이민을 나서는 것으로 해석된다. 


부자들이 자국을 떠나는 주된 요인 중 하나로 상속세가 거론되고 있다. 


한국의 상속세율은 50%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25%보다 훨씬 높다. 상속 면제 한도도 다른 나라에 비해 과도하게 낮아 투자이민 비용이 상속세보다 훨씬 덜 든다는 판단에서다. 


외교부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 해외 이주신고자 숫자는 2019년 4412명에서 2020년 191명으로 감소했지만 2021년 2015명, 지난해에는 2632명으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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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가장 많이 이주하는 국가는 미국이 47.9%로 전체 이주자의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이어 캐나다(20.1%), 호주(8.0%) 순이었다. 


이들 모두 영어권 국가인 것은 물론 상속세율과 면세 한도가 한국보다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미국의 상속세율은 40%로 한국보다 낮고, 면세 한도는 훨씬 크다. 미국 상속세는 부모 1인당 유산이 1170만달러(약 152억 4500만원), 부모 합산 2340만달러(약 304억 9000만원)까지 면세된다. 


반면 한국의 면세 한도는 10억원 수준에 그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캐나다와 호주는 상속세와 증여세가 없다. 캐나다는 투자 목적 부동산의 경우 상속 시 매입 시점보다 가격이 많이 올랐다면 이에 대한 소득세를 매길 뿐 실거주 중인 부동산에는 과세를 매기지 않는다. 


OECD 국가 중 한국보다 일반 최고 상속세율이 높은 나라는 일본(55%)뿐이다. 최대 주주 할증 과세 적용 시 상속세율은 60%로 높아져 OECD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삼성의 경우 고(故) 이건희 선대 회장 별세 이후 삼성 일가에서 내야 할 상속세는 12조원에 이른다. 유족들은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해 2021년 4월부터 5년에 걸쳐 상속세를 분할 납부하고 있다. 


고 김정주 넥슨 창업자의 상속재산은 10억원에 이르면서 유가족이 부담해야 할 상속세는 6조원가량으로 알려졌다. 유족들은 기획재정부에 NXC 지분 29.3%를 물납했고, 정부는 넥슨그룹 지주사의 2대 주주에 올랐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BIng Image Creator


막대한 상속세를 물어야 할 상황에 처한 부유층들은 상대적으로 비용이 낮은 투자이민은 매력적인 선택지일 수밖에 없다. 


미국 이민국(USCIS)에 따르면 미국의 투자이민 비자인 EB-5의 최소 투자 기준은 80만 달러(한화 약 10억 4000만원)이다. 


미국 정부 규정에 맞춰 투자와 현지 미국인 고용이 함께 이뤄지면 약 10~12개월 후에 투자이민 비자를 받을 수 있다. 


국가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로 10억원 안팎으로 투자이민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는 120만 캐나다 달러(약 11억 6000만원) 호주는 150만호주달러(약 13억원)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