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28일(월)

국가대표 선수들, 영하로 떨어진 날씨에 '해병대 캠프'서 훈련 받는다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 / 뉴스1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대한민국 스포츠 국가대표 선수들의 '해병대 훈련 참가'가 현실이 됐다.


6일 스포츠매체 '일간스포츠'는 대한체육회가 지난달 '국가대표 선수단 정신력 강화 캠프 참가 인원 제출'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통해 국가대표 선수들의 단체 훈련 진행을 공지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대한체육회가 공지한 공문에는 "우리 회는 2024 파리 하계 올림픽 등 국제종합대회를 대비하여, 아래와 같이 국가대표 선수단의 정신력 강화 및 'ONE TEAM KOREA'를 위한 훈련 캠프를 계획 중"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지난 2016년 해병대 극기훈련에 참가한 한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 선수들 / 해병대 사령부


대한체육회가 여기서 말하는 '정신력 강화 캠프'는 해병대 캠프다.


해병대 캠프는 해병대사령부 주관으로 포항에 있는 제1해병사단에서 운영되는 해병대 입영·훈련 체험이다.


대한민국 해병대의 7주간의 기초군사훈련 과정을 5일로 압축시켜서 진행되는데, 사격이나 총검술 등의 본격적인 전투 훈련은 제외된다. IBS(고무보트 훈련), 암벽 L자형 레펠, 해안 뜀걸음 등등 내용은 실제 해병대 훈련과 비슷하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대한체육회 공문에 따르면 해당 캠프는 오는 18일부터 20일까지 3일간 진행된다. 전국이 영하 기준으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는 시기다.


이런 상황에서 실외 훈련을, 그것도 해병대 캠프라면 '심각한 부상'으로 직결될 수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정신력 강화보다는 '불안'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선수들 사이에서 동요가 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대표팀 한 선수는 매체에 "정말로 가야 하는 것인지 걱정된다"라는 뉘앙스로 이야기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조교·교관이 있는 해병대 캠프 특성상 수직적이고 강압적인 분위기로 일정이 진행될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기흥 대한체육회장도 직접 참가한다고 공언했기 때문에 더욱 큰 부담감을 느낄 것으로 보인다.


해병대 공식 블로그


실제 이 대한체육회장은 지난 10월 8일 항저우 아시안게임(AG)이 끝난 후 기자회견을 통해 "2024 파리올림픽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철저히 준비하겠다"며 "내년에는 국가대표 선수들이 선수촌에 입촌하기 전 해병대 극기 훈련을 하게 할 거다. 나도 같이 하고 입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