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2일(일)

영화 '서울의 봄'서 전두광에 맞서 싸운 '진압군'...실존 인물들에게 잇따른 비극

영화 '서울의 봄'


[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 영화 '서울의 봄'.


12·12사태를 모티브로 한 만큼 등장인물들이 모티브 삼은 실존 인물도 존재한다.


반란을 주도한 전두환과 노태우, 그리고 군 사조직 하나회 일당은 이후 부를 누리며 승승장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들을 진압하려 했던 사람들과 관련된 이들이 의문사를 당하는 등 안타까운 결말을 맞았다고 한다.


영화 '서울의 봄'


1. 장태완 소장


영화 '서울의 봄'에서 배우 정우성이 연기한 이태신은 갑종 출신의 수도경비사령관이었던 장태완 소장을 모티브로 했다.


영화에서 그는 반란을 일으킨 전두광과 끝까지 맞서 싸웠다.


실제로도 장태완 소장은 불 같은 성격으로 군사반란에 끝까지 저항했다고 한다.


12·12사태 이후 그는 모진 조사를 받았고, 이 모습을 지켜보던 장태완 소장의 아버지는 충격에 매일 막걸리를 마시다 1980년 4월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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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아들에게도 비극이 찾아왔다. 서울대 자연대에 수석 입학할 정도로 수재였던 아들은 1982년 실종됐다. 이후 경북 칠곡군 낙동강변에서 주검으로 발견됐다.


하지만 장태완 사령관은 끝까지 군사반란의 부당함을 알렸다. 1993년에는전두환 등을 반란, 내란 등의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2007년 암 투병을 하다 2010년 사망, 아내 마저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해 안타까움을 안긴다.


영화 '서울의 봄'


2. 김오랑 중령


영화 '서울의 봄'에서 배우 정해인이 연기한 오진호는 정병주 특전사령관 비서실에서 근무하던 김오랑 중령을 모티브로 했다.


영화에서 그는 도망가라는 명령을 거부하고 교전하다 사망한다.


실제로도 김오랑 중령은 사령부에 쳐들어온 군사반란 일당과 홀로 맞서 싸웠다고 한다. 그리고 13일 총탄 6발을 맞고 전사했다.


당시 김오랑 중령에게는 시력약화증을 앓고 있는 아내가 있었다. 아내의 병 치료를 위해 특전사로 복무하며 서울에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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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오랑 중령의 사망 소식에 충격을 받은 아내는 결국 완전히 실명됐고, 이후 봉사활동을 하며 지냈다.


그러던 중 1991년 봉사활동을 해오던 복지시설 마당에서 변사체로 발견됐다.


당시에는 자살로 발표하려다 유족의 반발의 걱정돼 실족사로 수사를 마무리했다.


그러나 떨어진 난간의 높이가 사람의 허리 정도 였다는 점 등 풀리지 않은 의혹이 있다.


영화 '서울의 봄'


3. 정병주 특전사령관


영화 '서울의 봄'에서 배우 정만식이 연기한 공수혁은 정병주 특전사령관을 모티브로 했다.


영화에서 그는 이태신과 함께 반란군들을 진압하는데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특히 2공수여단을 회유해 돌려보내는데 큰 역할을 했다.


마지막에는 사령부에 쳐들어온 반란군에게 총을 맞고 잡혀가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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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도 정병주 사령관은 회유를 거부했고, 체포 명령에도 끝까지 저항하다 체포돼 강제 예편 당했다.


강제 예편 후에도 그는 군사반란에 대한 비판을 계속했다.


그러던 중 1988년 행방불명 됐다. 결국 실종 139일 만인 이듬해 3월 4일에 송추 인근 야산에서 발견됐다.


당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사건을 종결했으나 의문이 여전히 남아있다.